노태우의 '북방정책'..北에 충격준 '코페르니쿠스적 외교'
고 홍순영 당시 외무부(현 외교부) 제2차관보가 소련 극동 연구지(Far East Affairs) 편집장과 1989년 4월 27일 면담을 하며 "정(주영) 회장이 소련 방문을 연기한 것은 현대(그룹)의 노사분규가 주 이유"라며 내놓은 발언이다. 외교부가 만들어진지 30년 된 외교문건을 중심으로 심의를 거쳐 기밀 해제·공개한 문건에 실린 내용이다. 노태우 정부가 공산권 수장격인 소련을 '북방정책'의 무대로 회유하기 위해 벌였던 막후 교섭에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노태우 정부는 '태백산'이란 암호명으로 극비에 한·소련 정상회담·국교 정상화도 추진했다. 공산권인 북한의 반발에 대외적으로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막후에서 소련·중국과 관계 개선을 위한 교섭을 이어갔다. '주한미군 철수' 발언도 그 같은 교섭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고인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91)과 사상 첫 한소 정상회담을 1990년 6월 가졌다. 같은해 9월 소련과 국교를 회복시켰다.
같은해 12월엔 한국 대통령 중에 처음으로 소련을 찾았다. 대통령기록관에는 고인이 출국 연설에서 "저와 일행은 열 시간 남짓의 비행이면 모스크바에 도착할 것"이라며 "한국의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 소련을 방문하는 것은 한반도에도 냉전의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한 기록이 있다.
유엔에 북한과 함께 가입한 시기도 노태우 정부때였다. 남북 고위급 회담을 열고 문화·체육의 교류를 하는 등 적극적인 대북 외교도 공을 들였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노 전대통령시절 가장 잘한 정책은 북방정책과 범죄와의 전쟁이었다고 저는 생각한다"라며 "보수진영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었던 북방정책은 충격적인 대북정책"이라고 했다.
1991년 11월13일에는 남북 공동으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이 각각 추진하려 했던 원자폭탄 개발 및 핵개발의 최종 포기를 선언하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도 채택했다.
현재 우리 정부가 통일의 로드맵으로 삼고 있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도 모태는 노태우 정부 때 나온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월 제기한 '평화적 흡수통일론'에 대한 반박 논리로 통일부는 "역대 정부는 1989년 이래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을 공식 통일방안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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