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재명 후보 만나 '원팀' 강조..'국정철학 계승' 대화도

이완 2021. 10. 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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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26일 청와대로 초청해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팀'을 강조했다.

이날 비공개 회동의 주요 화제는 대선 정책경쟁과 기후위기와 경제 문제였다고 하지만, 배석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한 대화에서도 이 후보가 문 대통령과의 동질감을 강조하는 발언이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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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2017년 대선경쟁 모질어 사과"..문 "1위 후보 심정 아실듯" 화답
청 "대장동 얘기는 안 나와..선거운동 얘기 안 하기로 사전 합의"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단독으로 처음 만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26일 청와대로 초청해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팀’을 강조했다. 지난 10일 여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뒤 16일 만이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고, 이 후보는 회동 내내 문 대통령을 깍듯이 예우했다. 상춘재에 먼저 도착한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이 녹지원을 가로질러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어른이 오시는데 내려가야 한다”고 웃으며 계단을 내려가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저하고 당내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고, 경쟁을 마친 뒤에도 다시 함께 힘을 모아서 정권 교체를 해냈다”며 “그동안 대통령으로서, 경기지사로서 함께 국정을 끌어왔는데 이제 나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됐다”며 웃었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가보로 간직하겠다”고 했고, “저도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도 우리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리에 앉은 문 대통령은 먼저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서로 아우르고,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일요일날 이낙연 전 대표님과의 회동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이 후보는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청와대 상춘재에 입장하기 전 손을 맞잡고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날 비공개 회동의 주요 화제는 대선 정책경쟁과 기후위기와 경제 문제였다고 하지만, 배석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한 대화에서도 이 후보가 문 대통령과의 동질감을 강조하는 발언이 두드러졌다. 이 후보는 “따로 뵐 기회가 있으면 마음에 담아둔 얘기를 꼭 드리고 싶었다”며 운을 뗀 뒤 “지난 대선 때 제가 모질게 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했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모질게 경쟁’했던 과거를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한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죠”라며 웃으며 받았다고 한다. 이 후보는 이어 전날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거론하며 “대통령과 제 생각이 너무 일치해서 놀랄 때가 있다. (시정연설) 내용도 꼼꼼히 살펴봤는데 내 생각과 너무 똑같았다.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데 문 대통령도 루즈벨트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알고 있다. 거기에 공통분모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계승자임을 강조함으로써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끌어안겠다는 것이다.

50분간 이어진 회동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에게 디지털 전환과 기후위기 대응 등을 당부하며 “이 짐은 현 정부가 지는 것보다는 다음 정부가 지는 짐이 더 클 것 같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고 한다. 이 후보가 “지난 번 뵈었을 때 비해 얼굴이 좀 좋아지셨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이제는 피로가 누적돼 도저히 회복이 되지 않는다. 현재도 이빨이 하나 빠져있다. 국가기밀”이라고 농담 섞인 대답을 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일종의 극한직업이라 체력 안배도 잘 해야하고 일 욕심 내면 한도 끝도 없더라”며 건강 관리를 잘 하라는 덕담도 건넸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만남에선 “대장동의 ‘대’자도 안나왔다”며 “이재명 후보 쪽과 선거 관련된 이야기,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이야기는 일체 안하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야권 후보 간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야권 후보가 선출 되고 그 후보가 (대통령 면담) 요청을 하면 검토를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완 서영지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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