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치 약값 80만원.."먹는 코로나 치료제 특허 면제해야"

이재호 2021. 10. 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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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율이 70%를 넘어서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을 앞둔 가운데, 중저소득 국가는 낮은 백신 접종률 때문에 범국가적인 위드 코로나가 요원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배타적인 지적재산권 협정을 면제해 복제약을 대량생산하고, 백신 미접종자가 수억명에 이르는 저소득 국가들을 위해 사용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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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아프리카 백신 접종률 4.4%.."매주 5만명씩 희생"
하버드 보건대학 연구 "몰누피라비르 원가 20달러"
국경없는의사회 "먹는 치료제 지적재산권 협정 면제해야"
지난 7월28일 아프리카 세네갈 다카르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다카르/AP 연합뉴스

한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율이 70%를 넘어서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을 앞둔 가운데, 중저소득 국가는 낮은 백신 접종률 때문에 범국가적인 위드 코로나가 요원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제약회사인 머크사(MSD)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지적재산권(TRIPS)을 면제해 저소득 국가에 최대한 많은 물량을 공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보건정상회의 개막식 연설에서 “우리는 코로나19를 종식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갖고 있지만 적절히 사용되지 못하고 있고, 매주 거의 5만명씩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세계가 결심만 하면 팬데믹을 끝낼 수 있다”며 공정한 백신 분배를 위해 개발도상국 백신 공유 프로그램 ‘코백스’와 ‘아프리카백신 조달기금’(AVAT)의 참여를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연말까지 전 세계 국가의 인구 가운데 최소 40%를 접종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지만 목표 달성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아프리카는 12억 인구 가운데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4.4%(9월 말, WHO 조사)에 머물고 있다. ‘월드오미터’ 데이터를 보면, 19일 기준 카메룬, 수단, 말리, 차드, 니제르, 콩고민주공화국, 잠비아, 라이베리아 등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2%가 채 되지 않는다. 저소득 국가에서 백신을 적어도 한 차례 이상 접종한 인구의 비율은 2.7%로 추정된다.

하지만 세계 국가의 코로나19 백신 분배 노력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옥스팜, 국제앰네스티 등의 국제 인권기구 연합인 ‘피플스 백신 동맹’(People's Vaccine Alliance)은 부유한 나라들이 저소득 국가에 기부하기로 약속한 백신 물량의 7분의 1만이 가난한 나라에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지 선언을 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 했던 코로나19 백신 지적재산권 면제 움직임도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백신의 분배 정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가운데 국경없는 의사회는 25일 성명을 내어 백신 대신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면제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몰누피라비르 제조사인 머크사는 한 세트(하루 두번 5일 복용) 가격을 700달러(82만원)로 책정했는데, 치료제의 원가는 20달러(약 2만원)로 추정된다. 지적재산권을 면제할 경우 저소득 국가에 최대한 많은 물량을 공급해 코로나19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하버드 보건대학의 멜리사 바버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도 제약사의 몰누피라비르 복제약 가격을 추산한 결과 생산 원가에 10% 마진과 27% 세금을 매겨도 19.99달러(한화 2만3천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머크사는 지난 4월 인도의 복제약 제조사 시플라 등 5개 사에 대해서만 몰누피라비르 복제약을 생산할 수 있게 라이센스를 개방한 바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이 승인되고, 인도에서도 특허가 승인되면 인도 제약사들은 복제약을 15달러(한화 1만7천원) 이하로 판매할 것으로 예상돼 머크사 책정가격의 46분의 1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배타적인 지적재산권 협정을 면제해 복제약을 대량생산하고, 백신 미접종자가 수억명에 이르는 저소득 국가들을 위해 사용하자는 것이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 협정 면제가 시급하다”며 “코로나19 관련 제품의 생산을 용이하게 해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박차를 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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