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위안부 증언' 김학순 할머니 재조명.."日이 부인하던 역사에 생생한 힘 실었다"

윤홍우 기자 2021. 10. 26. 14: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의 유력 신문 뉴욕타임스(NYT)가 일본군 위안부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부고 기사를 실었다.

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24년 만에 전 세계 독자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재조명한 것이다.

NYT는 김 할머니를 '위안부의 침묵을 깬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성노예제에 대한 그의 공개 증언은 다른 생존자들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격려했다"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간과된 인물들' 시리즈로 김 할머니 생애와 증언 소개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부인해온 역사에 생생한 힘 실어"
지난 7월 25일 일본 교토부 교토시의 한 시설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된 가운데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고 김학순(金學順·1924∼1997) 씨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의 유력 신문 뉴욕타임스(NYT)가 일본군 위안부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부고 기사를 실었다. 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24년 만에 전 세계 독자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재조명한 것이다.

NYT는 25일(현지시간) 부고면의 ‘간과된 인물들’(Overlooked) 시리즈의 일환으로 김 할머니의 생애와 증언의 의미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 시리즈는 NYT가 1851년 이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주목할 만한 인물을 부고 기사를 통해 재조명하려는 취지로 기획됐다. 지난 2018년 3월에는 이 시리즈를 통해 유관순 열사를 추모한 바 있다.

NYT는 김 할머니를 ‘위안부의 침묵을 깬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성노예제에 대한 그의 공개 증언은 다른 생존자들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격려했다”고 전했다.

김 할머니는 1991년 8월 14일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증언했다. 당시 김 할머니는 “당한 얘기는 가슴이 아파서 말도 못한다. 죽기 전에, 눈 감기 생전에 한 번 말이라도 분풀이하고 싶다”며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이같은 김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기사 서두를 연 NYT는 “그의 강력한 설명은 일본의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수십년간 부인해오던 역사에 생생한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실제 김 할머니의 용기에 힘입어 세계 각국에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각종 증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1998년 일본군 위안소 운영을 반인류 범죄로 규정한 게이 맥두걸 전 유엔 특별보고관은 최근 한 콘퍼런스에서 "내가 보고서에 쓴 어떤 것도 김 할머니의 30년 전 직접 증언이 미친 영향력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 역시 NYT 기사에 포함됐다.

한일 관계를 전공한 역사학자 알렉시스 더든 미 코네티컷대 교수도 NYT와의 인터뷰에서 “김 할머니는 20세기의 가장 용감한 인물 중 하나”라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연구도 그의 1991년 회견 덕분에 본격화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할머니의 증언 이후 1992년부터 위안부 피해자들이 중심이 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시작했다. 또 그 다음해에는 고노 요헤이 일본 관방장관이 위안부에 대한 일본군의 개입과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가 나왔다. 김 할머니는 1997년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