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돌이'와 '만년 하위팀' 묘하게 닮았네[SS 시선]
장강훈 2021. 10. 2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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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시장이 호황이다.
어느 '백돌이'의 푸념을 듣다보면, KBO리그 만년 중하위팀의 시즌이 오버랩된다.
백돌이와 만년 중하위팀의 공통점은 또 있다.
골프는 '백돌이'가 증가할수록 호황이지만 야구는 이런 팀이 많을수록 불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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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골프 시장이 호황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래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대면 접촉이 상대적으로 적은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MZ세대를 중심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야구인구가 폭등한 것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다.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백돌이’도 폭증했다. 백돌이는 필드에서 100타 이상 적는 초보 골퍼를 뜻하는 은어다. 18홀 기준타수는 72타. 홀당 1번씩 더 치면 90타가 되는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라운드하는 ‘골린이’에게는 90대 타수조차 하늘의 별이다. 어느 ‘백돌이’의 푸념을 듣다보면, KBO리그 만년 중하위팀의 시즌이 오버랩된다.
초보 골퍼들은 라운드를 앞두고 연습장이나 스크린골프장을 찾아 리허설을 한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는 프로가 된 것처럼 볼이 클럽에 착착 감긴다. 원하는 곳으로 남부럽지 않을만큼 날아가는 볼을 보면 ‘이러다 싱글(일반적으로는 70대 타수) 치는 것 아니야?’라는 착각에 빠진다. 부푼 기대를 안고 라운드에 나서면, 첫 한두 홀은 연습 효과를 본다. 두 홀에 1오버파 정도만 해도 ‘오늘은 깨백(100타 이내)하겠다’는 기대감에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러나 아웃 오브 바운스(OB) 또는 ‘벙커 지옥’ 등으로 타수를 잃기 시작하면 ‘내가 그렇지 뭐. 이번 라운드도 깨백은 어렵겠다’는 자괴감에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정신없이 전반을 마친 뒤 그늘집에서 허기를 달랜 뒤 새로운 마음으로 후반을 시작하지만, 14~15번홀까지도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한다. 체념하듯 마음을 비우고 ‘즐겁게 치자’는 생각을 갖는 라운드 후반, 이상하리만큼 샷이 잘 된다. 뭔가 감을 잡은 듯한 생각에 “유레카”를 외치고는 “골프는 왜 18홀밖에 없느냐”라는 ‘근자감’에 빠진다. 막판 샷감을 잃지 않으면, 90대를 넘어 80대 타수도 가능하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돌아간다.
만년 하위팀도 비슷하다. 스프링캠프를 거쳐 시범경기까지는 시즌 100승도 가능할 기세다. 봄바람과 함께 신바람을 내기 시작하면 ‘이러다 올해 사고 치겠다’는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수은주가 상승하면 크고작은 부상자가 발생하고, 허무한 끝내기 패배나 한 점차 석패 등으로 연패에 빠진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틈타 재정비를 해보지만, 극적 반전은 쉽지 않다.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확대 엔트리가 적용되면, 부상자들이 복귀해 팀 분위기가 활기차진다. ‘고춧가루 부대’라는 찬사(?)를 받고 ‘내년이 기대된다’는 희망찬 덕담과 함께 시즌을 마친다. 야구계에서는 수년간 우승과 담을 쌓은 팀을 “10월부터 4월까지 야구 잘하는 선수가 많은 팀”이라고 부른다.
백돌이와 만년 중하위팀의 공통점은 또 있다. 실패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는 점이다. 연습장에서 스윙이 좋은 골퍼는 필드에서도 같은 샷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환경이 달라지니 기본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볼과 몸의 거리, 채를 잡은 그립 모양, 볼이 놓인 위치, 볼을 보내려고 하는 방향과 몸의 정렬 등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작 본인은 스윙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하위팀도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다거나, 코칭 실패, 감독의 지략부재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실책이 많거나, 스트라이크를 못던지거나, 강속구 대응력이 떨어지는 등의 기본기 저하를 바로 잡으려는 구단 차원의 플랜은 찾아보기 어렵다.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고 있으니 리빌딩이라는 미명으로 1군에서 2군 경기를 하는 게 유행이 됐다.
골프는 ‘백돌이’가 증가할수록 호황이지만 야구는 이런 팀이 많을수록 불황이다. 올해가 특히 그렇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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