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삼촌인 국왕 독반지로 암살 가능 자랑"

김윤나영 기자 입력 2021. 10. 2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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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라 왕세자가 25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중동 녹색 이니셔티브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리야드|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과거 왕위에 오르기 전 아버지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촌인 국왕을 암살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우디 정보기관의 이인자였던 사드 알자브리는 24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4년 러시아에서 입수한 독반지를 갖고 있다면서 “나는 국왕을 암살하고 싶다. 그와 악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자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함마드 왕세자를 “감정이 없는 사이코패스”로 규정하기도 했다.

알자브리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우디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지 않을 때라 그 발언이 그냥 단순히 떠벌린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정보 당국은 그 발언을 심각하게 여겼고 왕실이 직접 무함마드 왕자 문제를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아버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86)은 2015년 1월 이복형인 압둘라 왕이 자연사한 후 왕위를 계승했다. 압둘 아지즈 초대 국왕이 1953년 숨을 거두기 전 남긴 “왕위를 형제끼리 연장자 순으로 상속하고 아들에겐 물려주지 마라”는 유언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살만 왕은 2017년 압둘라 왕의 아들 무함마드 빈 나예프(62)를 왕세자직에서 폐위하고 자신의 아들 무함마드(36)를 왕세자로 책봉했다. 1985년생인 무함마드 왕자는 왕세자 책봉 이후 정적을 제거하며 사우디의 실권을 장악했다.

알자브리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정적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 전 왕세자 편에 섰다가 표적이 돼 2017년 캐나다로 도피했다. 알자브리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자신을 죽이려고 캐나다에 암살단을 보내고, 사우디에 자녀 2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CBS에 알자브리가 자신의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해 오랫동안 정보를 조작해온 믿을 수 없는 전직 관료라고 주장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8년 사우디 왕실을 비판해온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의 사우디 대사관에서 살해될 때 암살 배후로 지목됐다. 미국은 지난 2월 카슈끄지 암살 배후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있다는 정보 기관의 보고서를 공개하고 사우디를 제재했다. 유엔도 2019년 6월 “무함마드 왕세자 등이 사적으로 개입한 것을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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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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