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반대 속 日 공주, 혼인신고.. '마코사마'에서 '마코상'으로
결혼식·약 16억원 지원금도 '생략'
일본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조카이자 왕위 승계 1순위인 왕세제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의 장녀 마코(眞子·29) 공주가 26일 오전 혼인 신고서를 제출했다. 2017년 동갑인 남자친구 고무로 게이(小室圭)와의 결혼 의사를 정식으로 발표한 지 4년여 만에 결혼식은 생략한 채 혼인신고로 정식 부부가 된 것이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날 오전 10시 33분 “마코 사마와 고무로 게이의 혼인신고서가 26일 오전 10시쯤 관공서에 제출돼 수리됐다”며 “마코사마는 결혼에 따라 왕실을 떠나 ‘고무로 마코’가 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여성 왕족은 결혼 후엔 왕실을 떠나 평민 신분이 된다. 이 때문에 혼인신고서 수리 사실을 전한 이 기사 이후, NHK는 ‘마코사마(님)’라는 표현 대신 ‘마코상(씨)’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마코 공주는 이날 오전 10시쯤 어린 시절부터 거주한 도쿄 아카사카 어용지(御用地.왕실 소유 땅) 자택을 떠나며 가족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핑크색 부케를 손에 든 마코 공주는 부친 후미히토 왕세제와 모친 기코(紀子) 왕세제비에게 차례로 한 차례씩 고개 숙여 인사했다. 후미히토와 기코 역시 결혼으로 집을 떠나는 딸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가코 공주가 마지막으로 인사한 여동생 가코(佳子) 공주만이 웃는 얼굴을 보이며 언니 마코를 안아줬다. 아직 학생인 남동생 히사히토(悠仁) 왕자는 없었다.
여동생 가코 공주와의 포옹을 마지막으로 마코 공주는 준비된 차량을 타고 아카사카 어용지를 떠났다. 마코 공주는 차량 탑승 전 자신을 배웅하는 직원들과 카메라에 수차례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아카사카 어용지 인근에서 마코에게 인사를 보내기도 했다.
마코 공주는 남편 고무로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기로 한 시부야의 한 호텔로 이동한 상태다. 이날 기자회견은 두 사람이 결혼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미리 접수된 기자단의 질문 5개에 직접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질문의 내용을 본 마코 공주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사실인 양 취급하는 것 같은 질문이 포함돼 있다”며 스트레스를 호소해, 질의응답은 서면 답변 형식으로 변경됐다.
마코 공주는 기자회견을 끝으로 시부야 맨션에서 생활하며 미국행을 준비한다. 남편 고무로는 미 포덤대 로스쿨을 거쳐 현재 뉴욕 한 변호사 사무소에 취업한 상태다.
마코 공주와 고무로의 결혼은 2017년 9월 약혼 발표 이후 공식화됐지만, 이후 이어진 일부 언론의 문제 제기로 4년 넘게 미뤄졌다. 주간지를 중심으로 고무로의 모친이 남편 사별 후 사귄 애인으로부터 400만엔을 받아 갚지 않고 있다는 사실 등이 폭로되며 결혼 반대 여론이 확산한 탓이다.
특히 마코 공주의 결혼을 반대하는 국민들은 여성 왕족이 결혼하면 세금으로 최대 약 1억5000만엔(1년 왕족비의 최대 10배)을 지원받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돈 문제로 가정사가 복잡한 고무로가 이 지원금을 함께 누리는 게 싫다는 뜻이다.
이 같은 반대 여론 때문에 마코 공주의 혼인은 이례적으로 결혼 관련 왕실 의례를 모두 생략한 채 진행됐다. 여성 왕족이 결혼시 받는 지원금 역시 수령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일엔 마코 공주가 스트레스에 따른 복잡성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코 공주가 높은 반대 여론에도 결혼에 강행하는 데 대한 일부 국민의 반발 여론은 여전한 상태다. 전날 밤 일본 최대 뉴스 포털 야후에 속보로 타전된 ‘[속보] 마코 사마, 고무로와의 결혼 기자회견 질의응답 중단키로’라는 뉴스 댓글은 아예 비공개 처리됐다. 2시간만에 1만 4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는데, 이중 인신공격성 악플이 많다고 야후 포털 측 댓글 모니터링 AI 시스템이 자체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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