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날아가는 오리 찍으며 연습..누리호 담아낸 '휴보 아빠'

정영재 기자 2021. 10. 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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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오준호 교수, 추적장치 개발해 포착
조종 맡은 팀장, 오리로 연습해 발사체 촬영
누리호 1단 분리 기체 떨어지는 모습.〈영상=레인보우로보틱스〉

지난 21일 누리호가 우주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을 무렵. 발사대에서 20km 떨어진 백야도에서도 긴장이 감돌았습니다.

바닥에 까는 매트를 뒤집어씌워 햇빛을 가린 모니터 2대, 그 옆에 놓인 큰 카메라 2대. '휴보 아빠' KAIST 오준호 기계공학과 석좌교수와 레인보우로보틱스 천문팀 정병준 팀장입니다.

아무도 못 찍은 1단 분리 기체 모습 잡아내

오 교수가 찍은 1단 분리(발사 127초, 상공 59km) 이후 모습입니다.

영상 오른쪽 아래로 둥근 기체가 떨어집니다. 분리된 1단 기체 모습입니다.

빛나는 물체가 2개 떨어져 나옵니다. 누리호 맨 윗부분에 있던 2개의 원뿔형 덮개 페어링이 떨어져 나오는 모습입니다.

위성 모사체를 보호하는 페어링은 하나의 무게만 300kg이 넘어 정상 궤도까지 올라가려면 잘 끊어내야 합니다.

■ 누리호 찍으려 추적장치 직접 개발

오 교수는 누리호 발사 장면을 찍기 위해 특별한 장치까지 개발했습니다. 발사 직후 빠른 움직임을 따라가고 상공에선 미세하게 계속 따라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크게 확대한 만큼 떨림도 줄여야 했습니다. 그래서 만든 게 비선형 매핑방식의 컨트롤러입니다.

지구 자전 속도의 10분의 1까지 천천히 떨림 없이 움직일 수 있고 사람 손의 감각과 일치시켜 조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누리호 발사 촬영 준비 중인 모습.〈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조종은 정병준 팀장이 맡았습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지만, 별이 좋아 우주를 관측하기 시작했고, 25년째 사진을 찍어 온 베테랑입니다.

연습을 위해 날아가는 오리를 찍어봤지만, 발사체를 찍어보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 우주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발명

오 교수가 우주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입니다. 아버지가 사준 책 'OUR SUN' 이란 책에서 본 태양계 사진 때문입니다. 그 사진이 너무 아름다워 우주에 매료됐다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골판지를 접어 망원경을 만들어 달 분화구를 관찰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로봇공학자가 됐습니다.

오 교수는 KAIST 교수가 되고 개기 일식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10여 개 나라를 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중 한 장은 미국 항공 우주국 나사(NASA)에서 '오늘의 천체사진'으로 선정될 정도였습니다.
누리호 촬영 준비 중인 오준호 교수 정병준 팀장.〈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그리고 움직이는 물체를 찍고 싶어 인공위성을 추적하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누리호를 찍은 그 장치의 시초인 격입니다.

3번의 나로호 발사도 따라다니며 문제점을 보완해나갔습니다.

■ 우주 개발 보탬 되고파…자동 추적 장치 개발 중

오 교수는 선진국에서 모든 발사 장면을 찍어 문제점을 분석하는 기술이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기술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누구보다 먼저 시작한 겁니다.

이번 누리호 발사 영상을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다음 발사인 내년 5월까지 자동으로 물체를 추적하는 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28221&pDate=20211025
※관련 유튜브 : Rainbow Robotics (https://www.youtube.com/channel/UCXPBvMlxdMUFgGkw4G5XeJg)
2019년 8월 미국에서 찍은 개기일식 사진.〈사진=오준호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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