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구름' 뚫고 '갤럭시'로 나아가는 불로켓, 젠지 이스포츠

이솔 2021. 10. 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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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2발사대에 기립중인 누리호

(MHN스포츠 이솔 기자) 지난 10월 21일, 우리나라에서는 '누리호'라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성공적으로 고도 700km에 진입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 2013년 '나로호'라는 발사체로 한 동안 기대를 모았으나, 다소 아쉬운 결과로 우리에게 상실감을 안겨준 '로켓'이었던 만큼 대중들의 기대는 반신반의였으나, '위성 모사체'의 궤도 진입이 실패했을 뿐, 최소한 '나로호' 이상의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는 상황이다.

롤드컵에 진출한 젠지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LCK에서 '상위권'이지만 '우승'을 하지 못했던, 그리고 국제전에서도 다소 아쉬웠던 성적에 머물던 젠지는 과거 '삼성 갤럭시' 시절의 위용을 한 동안 보여주지 못하며 팬들에게 상실감을 안겨줬다.

사진=LoL Esports 공식 홈페이지, "비디디가 최약체? 그건 니가..."

그러나 이번 롤드컵에서 수많은 경기 끝에 '불로켓'으로 거듭난 젠지는 확실히 달랐다.

반지원정대로 불리는 젠지는 MVP오존(삼성 화이트)-삼성 갤럭시에 이어 다시 한 번 리빌딩에 성공하며 '구름' 클라우드 나인(C9)을 뚫어버리고 '롤드컵 4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데 이어 누리호와 마찬가지로 '진행 중'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다.

지난 25일 오후 9시,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뢰이가르달스회들 실내 스포츠 경기장에서 펼쳐진 2021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8강 젠지와 C9의 경기는 젠지가 상대를 압살한 끝에 3-0 완승을 거뒀다.

당초 8강 대진 추첨 인터뷰에서 퍽즈가 비디디에게 '8강 팀들 중 가장 약한(최악의) 미드'라고 도발했던 것은 사실 자기소개였는지, 퍽즈는 자신이 '최약체'라고 평가했던 비디디에게 처참하게 무너지며 MSI도, LCS 서머도, 월즈에서도 우승에 실패하며 그의 전임자 니스퀴와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LCK 공식 유튜브 채널, 갑작스런 '로켓 발사'

1세트 초반 분위기는 C9에게 나쁘지 않았다. 바텀에서는 룰러-라이프가 즈벤-불칸에게 승리를 거두었으나, 탑 라인에서는 퍼지(자르반)가 라스칼(케넨)을 처지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그러나 무슨 자신감에선지 '야스오'를 과감히 선픽했던 퍽즈는 6분 경 미드라인에서 비디디의 아트록스에게 신나게 두드려맞으며 언제 터질 지 모르는 C9의 불안요소로 거듭났다.

결국, 유리한 탑 상황에서도 전령 싸움에서 오로지 '퍽즈'의 체력관리 때문에 돌아설 수 밖에 없었던 C9은 라스칼(케넨)과 룰러(아펠리오스)가 성장할 시간을 허용하게 되었고, 비록 두 선수가 다소 무리한 플레이로 끊기는 장면들도 있었으나 비디디의 아트록스가 마치 탑 라이너처럼 최전방에서 든든히 젠지의 선수들을 지키며 이를 무마했다.

반면 불안하던 퍽즈는 결국 '터졌다'. 32분 경, 적은 체력이 남은 클리드를 처치하기 위해 나홀로 '발사'를 시도했다. 갑작스러운 '로켓 발사'가 성공할 리 없었고, 과학자로 거듭난 퍽즈는 룰러에게 킬을 허용한 데 이어 젠지의 바론-바텀억제기와 더불어 고의사구와도 같았던 '고의 4용' 다음으로 출현한 장로드래곤까지 처치하며 경기를 끝낸다.

사진=LCK 공식 유튜브 채널, 갑작스런 '로켓 추락'

2세트에서는 '발사체' 말파이트가 출현했다. 그러나 말파이트가 거대한 몸을 이끌고 '로켓 발사'를 준비하던 경기시간 3분 30초 경, 감옥에서 탈출한 사일러스(퍽즈)가 아이오니아의 두 챔피언, 신드라(비디디)와 리신(클리드)에게 신나게 얻어맞은 끝에 감옥으로 돌아간다.

뒤이어 5분 경 인간을 위협하던 바위 또한 아이오니아의 '공허의 힘'으로 처치하며 상체 싸움을 승리로 이끈다. 실질적으로 두 번의 킬 모두 '미드 차이'라고 부를 만한 상황이었다.

퍽즈가 계속해서 상대에게 처치당하며 감옥으로 돌아가는 사이, C9의 남은 동료들은 상대에게 고통받을 뿐이었다. 결국 젠지는 25분만에 C9에게 두 번째 안식을 선사한다.

사진=LCK 공식 유튜브 채널, 비디디의 완벽한 회피

3세트에서는 반대로 퍽즈가 신드라를 잡았고, 블래버(자르반)와의 좋은 호흡으로 비디디(조이)를 잡아내며 선취점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경기시간 4분 다시 한 번 3인 로밍에 탑 라이너 퍼지는 '미드-정글 차이'를 외치며 죽음을 택했다. 전령 획득으로 상체 싸움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하던 C9은 젠지의 핵심인 비디디를 말리기 위해 불칸(레오나)이 로밍을 시도했으나, 이를 읽고 있던 젠지는 한 번은 역습으로, 한 번은 비디디의 개인기로 상대의 시도를 무마했다. 

결국 이어진 경기에서 다소 고전하기도 했지만, 클리드의 기습적인 인섹킥과 더불어 비디디와 룰러(진)가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활약한 젠지는 34분경 깔끔한 승리를 거둔다.

우리나라의 많은 이들에게 우주 탐사에 대한 꿈을 심어 주고 있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처럼, 젠지 또한 상대를 압살하는 뛰어난 경기력으로 다시금 4강에 오르며 팬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사진=라이엇게임즈, 2021 롤드컵 우승자에게 수여될 반지

지난 2016년 이래 처음으로 다시 마주한 LCK 3팀의 롤드컵 4강전에서 과연 C9이라는 구름을 뚫어버린 젠지가 EDG를 제압하고 '갤럭시'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의 별명인 '반지 원정'을 LCK도 아닌, 세계 정상에서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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