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80% 넘은 국가들의 코로나 현황은?

문세영 2021. 10. 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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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역당국이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역에는 오늘의 일상을 위해 많은 시민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1월이 되면 위드 코로나를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된다. 지금까지는 확진자수가 핵심 지표였다면 이제부터는 치명률, 중증화율, 그리고 백신접종률이 중요하다.

국내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섰다. 이는 올 초 집단면역 달성을 위한 목표치였지만, 델타 변이의 등장으로 70%를 통한 집단면역은 불가능해졌다.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된 현재는 면역인구비율이 80~88%에 이르렀을 때 집단면역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접종률이 80%를 넘어선 국가들의 현황은 어떨까?

확진자수보다 중요한 건 '중증화율, 치명률, 백신접종률'

아직도 국내에서는 하루 1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치명률은 예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79%다. 또, 대부분 감염 시 무증상이나 경증에 그치고, 이들에 대한 재택치료 역시 더욱 강화될 예정인 만큼 의료 체계의 부담도 부분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무증상과 경증 환자들을 모두 포함한 확진자수 체크는 중요성에 있어 그 비중이 줄어들었다. 그보다 감염 시 위중한 상태에 이를 확률인 '중증화율'과 사망 환자의 비율인 '치명률'이 더욱 중요한 지표가 됐다. 더불어 중증화율과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주요 요건인 '백신 접종률' 또한 중요하다.

고령층을 비롯한 코로나 취약계층은 치명률(80세 이상 15.31%)이 높기 때문에 이들의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계속 준수하면서 이와 함께 백신 접종률을 더욱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백신 접종률을 지금보다 높이는 것은 면역인구비율을 높이는 핵심 방안이다.

접종률 80% 넘은 국가들, '과도기적 진통' + '안정세'

국내 백신 접종 완료율은 26일 0시 기준 70.9%이며 신규 확진자수는 1266명이다. 이제 막 70% 접종률을 돌파한 우리의 목표는 80% 이상의 접종률에 도달하는 것이다.

80% 이상의 높은 접종률을 보이는 국가들이 실질적으로 존재한다. 아랍에미리트, 포르투갈, 싱가포르 등이다.

백신 접종률이 86.9%에 이른 아랍에미리트는 현재 하루 평균 100명 이하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하루 40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했고 6월까지도 20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던 것에 비하면 급격히 줄어든 수치다.

접종률이 85.7%에 이른 포르투갈은 하루 확진자수가 1000명 이하로 발생 중이다. 포르투갈 인구수가 1000여만 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많은 수처럼 느껴지나 지난 1월 하루 1만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던 상황에 비하면 많이 안정화된 상태다.

접종률 78.6%에 달하는 스페인은 하루 2000명 전후의 확진자가 발생 중이다. 역시 여전히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나, 스페인은 지난 1월 확진자가 무려 10만 명 가까이 발생했다. 7월까지만 해도 6만 명 넘는 환자가 발생했던 날도 있었을 만큼 확진자수가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역시 크게 개선된 상태다.

이처럼 접종률이 80%에 근접했거나 80%를 넘어선 국가들은 확진자수가 급격히 줄어들며 예전보다 크게 안정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 80%가 집단면역에 도달하는 기준이라고 해도 위 국가들을 보면 알 수 있듯 확진자수가 0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집단면역에 도달한다는 의미는 코로나가 종식된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으로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안정기에 접어들며 코로나를 독감처럼 매년 관리 가능한 질환의 범주 안에 넣게 된다는 의미다. 즉, 코로나 퇴치가 아니라 코로나와 공존할 수 있는 상태다.

접종율 80%를 넘는 국가들 중 최근 확진자수가 오히려 늘어난 국가도 있다. 82.6%의 접종률을 보이고 있는 싱가포르는 9월 이후 확진자수가 되레 늘어 지난 1월에는 하루 30명 전후의 확진자만 발생했던 것에 반해, 현재는 하루 3000명 넘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인구수가 600만 명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다.

이로 인해 싱가포르 사례는 백신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싣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로 가는 과정에서 느슨해진 방역조치로 일어난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도기에 발생 가능한 현상으로, 이러한 '과도기적 진통'은 확진자수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면 안정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전문가들은 싱가포르가 최근 확진자수 증가 추세를 보이긴 하지만 백신 접종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중증화율과 사망률을 크게 낮추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최근 감염자 중 98%는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다. 하루 10명 전후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나 확진자수 대비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지 않는 양상이다. 특히 젊은 층은 백신 접종 시 치명률이 0%라는 게 싱가포르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사망률은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 1월 1.8%였던 누적 사망률은 9월 기준 0.9%로 떨어졌다. 단, 싱가포르 사례 등에 비춰 봤을 때 한 번에 위드 코로나로 가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 현재 국내 방역당국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 중이다.

접종률이 80%를 넘어서도 확진자 발생은 지속되기 때문에 아직 접종률 70%에 머무는 우리나라는 확진자가 급증하지 않도록 상황을 잘 조율하며 위드 코로나로 나아가야 한다. 또한, 80% 접종률이 넘는 국가들의 지속적인 확진자 발생은 일찍 백신을 접종 받은 사람들의 감염 예방 효과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있는 만큼, 부스터샷 접종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백신 접종률을 더 높이고 코로나 고위험군 보호 중심으로 방역체계를 꾸리는 것이 4분기 국내 방역당국의 과제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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