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Lab] 솔샤르의 리버풀전 '대패', 이미 징후가 보였다

조영훈 기자 2021. 10. 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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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축구 경기를 보다 보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 도드라지곤 한다. 빼어나게 빛나는 선수가 나타날 때도, 언더독 팀이 '파죽지세'가 될 때도 있다. <베스트 일레븐>은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팀트웰브>와 합작해 이 현상을 데이터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일레븐(11)과 트웰브(12)가 만난 '11.5Lab(Laboratory)'이다. 팀트웰브 김동현 팀장(kimdh@team12.co.kr)과 조영훈 기자가 함께 썼다. <편집자 주>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리버풀전이 처참한 결과를 나았다. 원정팀 리버풀은 라이벌 팀의 홈에서 골을 몰아치며 5-0 참패를 안겼다. 후폭풍이 심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홈 팬들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빠져나갔으며, 중계 화면에서는 침통한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과 행복한 리버풀 레전드 캐니 달글리쉬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잡았다. 희비가 극명히 교차했다. 데이터를 보면 사실 결과는 당연했다.

잔뜩 넣고 볼 돌린 리버풀

전체 점유율이 37:63으로 원정팀 리버풀이 높은 점유율을 가져갔다. 전후반 점유율을 나눠보자. 전반전에 4골을 넣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은 리버풀은 후반에 적극적 공격보다는 볼을 돌리며 시간을 보냈다. 전반전 49:51이던 점유율이 후반전에 26:74로 벌어졌다.
 

패스 횟수도 점유율과 궤를 같이 한다. 전반전 261:284로 양 팀이 별 차이가 없지만 후반전에는 148:447로 리버풀의 패스 횟수가 압도적으로 늘었다.

더 넓은 활동 반경을 보여준 리버풀의 수비 라인

하프라인 근처의 활동 영역을 비교해보면 맨유의 수비라인에 비해 리버풀의 수비들이 더 높은 위치에서 경기했다.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 역시 리버풀이 많았다.

맨유는 못 넣었고 리버풀은 더 넣었다.

양 팀의 기대 득점(xG)은 1.36:4.05였다. 데이터 상으로는 맨유가 1득점 이상, 리버풀이 4득점 정도 넣었어야 했다. 실제로는 맨유는 0득점, 리버풀은 하나 더해 5득점을 넣었다. 맨유의 슈팅은 12회였다. 이중 4회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득점은 없었다. 리버풀의 슈팅은 19회, 이중 8회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시켰다. 세 개를 제외한 5개의 유효 슈팅이 골이 됐다. 유효 슈팅률을 비교해보면 33.3%:42.1% 다.

승부는 전반전에 이미 결정났다

공격수가 득점을 할 확률이 높은 빅 찬스는 맨유가 2회, 리버풀이 6회였다. 위의 기대 득점과 상관관계가 높은 지표다. 특히 리버풀은 전반에만 5회의 빅 찬스를 만들어 낸 것을 알 수 있다.

 

맨유는 드리블 시도 잦았으나…

드리블 시도 횟수는 17:4 로 맨유가 리버풀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맨유에서 가장 많은 드리블을 시도한 선수는 마커스 래시포드(5회 중 4회 성공)와 아론 완-비사카(5회 중 3회 성공)였다. 맨유는 많은 드리블을 시도했지만, 이것을 효율적으로 살리지는 못했다. 오프사이드 횟수는 7:0 으로 맨유만 7회를 기록했다. 맨유의 공격 집중력이 아쉬웠다. 막상 턴오버는 16:15 로 양 팀이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예견된 승부, 데이터는 알고 있었다

PPDA는 팀들의 압박이 어느 정도인지 수치로 나타낸 데이터다. 수치가 낮을수록 압박이 성공적이었다고 해석한다. 경기를 본 팬들은 안다. 맨유는 초반에 강한 압박을 통해 승부를 보려 했다. 문제는 양 팀의 압박과 탈압박 수준 차이가 심하게 벌어졌다.

이번 경기에서 PPDA는 60.71:8.23 로 맨유의 압박이 실패했다는 걸 단도직입적으로 보여준다. 더 자세히 살펴보자. 두 팀의 평균 PPDA는 맨유가 12.07, 리버풀이 8.49로 리버풀은 평균 수치와 이번 수치가 비슷한 반면, 맨유는 이번 경기에서 수치가 크게 상승하였다. 맨유의 압박이 리버풀에 전혀 통하지 않았다.

상대 팀의 PPDA 값은 높을수록 좋다. 상대가 압박에 실패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맨유를 상대한 팀들의 이번 시즌 평균 PPDA는 12.98였고, 리버풀을 상대한 팀들의 평균 PPDA는 28.12였다.

리버풀 상대팀들의 PPDA 값이 높게 측정되는 것은 상대팀들이 압박에 실패했다는 의미에 더해 리버풀의 탈압박 능력이 좋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21-2022 EPL 9라운드 현재 리그 평균 PPDA는 12.03이다. 앞서 리버풀의 수치들과 이 리그 평균 PPDA를 비교해보면 리버풀의 압박·탈압박 수준이 평균 비해 모두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맨유의 수치는 평균을 웃돌고 있었다. 압박으로 승부를 보려한 솔샤르 감독의 전략은 실패가 어느 정도 예견되었다.

전방(하프라인 이후)에서 일어난 수비 모두 리버풀이 많았다. 태클 시도 1:9, 블럭 1:6, 인터셉트 3:4로, 맨유는 전방 압박을 시도했지만 리버풀의 패스를 차단하는 것에 실패했다.
 

양 팀의 태클 시도 위치를 보자. 붉은색이 맨유, 푸른색이 리버풀이다. 맨유보다 리버풀이 전방에서 많은 태클을 시도했다.
 

양 팀의 블락 위치도 마찬가지다. 맨유에 비해 리버풀이 전방에서 블락을 많이 했다.

양 팀의 인터셉트 위치를 알 수 있다. 차이가 뚜렷하진 않지만 자세히 보면 리버풀이 대부분 더 전진된 위치에서 인터셉트에 성공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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