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담소]"얼굴도 모르는 남편의 전처 두 아들까지 재산을 물려줘야 하나요?"

장정우 2021. 10. 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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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1년 10월 26일 (화요일)

□ 출연자 : 김선영 변호사

-법정상속순위 따라 전혼 배우자의 아들 셋과 재산 나눠야

-동거ㆍ간호 등 특별 기여분 인정 받을 수도

-유언은 제1고려요소...협의 통해 유언으로 아내 몫 재산 남겨야

-생전 공동명의로 미리 분할하는 것도 방법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화나고, 답답하고, 억울한 당신의 법률고민, 함께 풀어볼게요. 오늘은 김선영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선영 변호사(이하 김선영): 네, 안녕하세요. 

◇ 양소영: 오늘은 양담소 홈페이지에 청취자분이 직접 올려주신 사연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사연 듣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볼게요. '저희는 재혼가정으로 결혼 16년 차가 되었습니다. 저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 두 아들이 있습니다. 이혼 당시, 아이들은 제가 키우기로 협의했지만 시댁의 반대에 부딪혀 아이들을 데려오지 못하고 이혼을 했습니다. 이후 5년을 혼자 살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재혼을 하게 되었죠. 그런데 남편은 과거가 너무 복잡한 사람입니다. 첫 혼인에서 아들 하나, 재혼에서 아들 하나, 첫 혼과 재혼 사이에 결혼 없이 낳은 아들이 하나, 이렇게 엄마가 다른 아들 셋을 두었습니다. 아이들은 각각 엄마가 키우고 있고요. 남편이 인지로 얻은 아들만 제가 키웠습니다. 그 아이를 7살에 만나 지금 23살이 되었네요. 비록 재혼이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습니다. 저는 헤어졌던 아이들과도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났고, 남편도 제 아들들을 친자식처럼 챙겨주며 세 아이가 의좋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최근 들어 지병이 생겨 아프다는 소리를 자주 합니다. 그러다보니, 남편이 갑자기 사망하면 재산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런 걱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계속 맞벌이를 했고, 재혼 당시 남편은 집도 돈도 없어서 저의 작은 전셋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 했습니다. 그동안 정말 열심히 모아서 겨우 대출 껴 집 한 채를 마련해 살고 있죠. 현재 재산은 집 한 채와 연금이 전부지만 남편이 떠나면 이 집은 어떻게 될지 걱정됐습니다. 얼마 전, 남편에게 상속에 대해 진지하게 얘길 했더니 저를 오해하고 '그런 여자였냐'며 화를 내더군요. 저는 남편에게 ' 당신이 갑자기 떠난 후, 얼굴도 모르는 당신 전처 두 아들에게도 내가 모은 재산을 상속해야 하는데, '그러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죽기 전에 모든 재산을 저에게 준다'지만 갑자기 사망한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또 만약 제가 먼저 사망한다면, 제 친 자식들의 상속은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요즘은 혼란스러워 잠도 오지 않습니다. 상속문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요?' 상속에 대한 궁금증이었는데요. 하나씩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변호사님, 남편이 재산에 대해 아무런 조치 없이 세상을 떠나는 경우에 사연자 분이 걱정하는 것처럼 남편의 전처 아들들과 재산을 나누어야 하나요? 

◆ 김선영: 네, 사례의 경우 배우자가 재산형성에 상당부분 기여한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남편께서 '본인 명의 재산을 내가 죽은 후 모두 아내에게 주겠다'는 식의 유언을 하시지 않으면, 법정상속순위에 따라 남편 명의 자산을 나눌 수밖에 없습니다. 민법 제1000조에 상속순위를 정하고 있는데요. 1순위 상속인은 망인의 자녀가 되고, 망인의 배우자는 1순위인 자녀와 함께 상속인이 되어서, 지금 사연처럼 남편분이 유언 등이 없이 사망하시면, 원칙적으로는 남편의 아들들과 배우자인 사연자가 상속인이 되고요. 그 비율이 다만, 배우자인 사연자가 1.5, 그리고 나머지 남편의 전혼 배우자와의 아들 셋이 각 1의 비율로 남편 명의 자산을 나누게 되는 결과가 됩니다. 

◇ 양소영: 그러니까 3/9, 2/9, 2/9, 2/9 이렇게 되겠군요. 

◆ 김선영: 그렇습니다. 

◇ 양소영: 그러면 본인이 지금 전세자금이 종잣돈이 되어서 집을 마련했고, 맞벌이도 했는데 3/9밖에 못 가져왔다면 조금 억울하신 느낌이 드실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사연자 분은 어떤 주장을 하면 도움이 될까요?

◆ 김선영: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1008조의 2에서 기여분에 관해서 규정하고 있는데요. 공동상속인 중에서 망인을 상당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가 있을 때에는 상속개시 당시의 피상속인의 재산가액에서 공동상속인의 협의로 정한 그 사람의 기여분, 특별히 기여를 많이 하신 분의 기여분을 먼저 공제하고요. 남은 재산을 상속재산으로 보아 나머지 상속인들이 분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러면 사연자 분처럼 배우자가 기여를 했다고 하면 어쨌든 3/9 이상 가져올 수가 있게 되는 거네요?

◆ 김선영: 그렇죠. 다만, 특별한 기여가 문제가 되기는 하는데요. 

◇ 양소영: 최근에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었다면서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 김선영: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오랫동안 병간호를 하면서 많은 비용을 투입한 경우인데요. 거기서 법원은 '배우자의 장기간 동거ㆍ간호에 따른 무형의 기여행위를 기여분을 인정하는 요소 중 하나로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다만 이러한 경우, 배우자에게 기여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동거ㆍ간호가 부부 사이의 제1차 부양의무 이행을 넘어서 '특별한 부양'에 이르는지, 또는 동거ㆍ간호의 시기와 방법, 그에 따른 부양비용의 부담 주체가 누구였는지, 상속재산의 규모와 특별수익액 등의 일체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기여분을 고려해서 배우자의 상속분을 조정할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바가 있습니다. 

◇ 양소영: 그러니까 일단 부부라면 당연히 동거를 하고 당연히 간호를 해야 되고 이런 부분이 있으니까, 이것만 가지고 기여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걸 넘어서서 특별한 정도에 이르느냐. 그리고 남편이 이미 배우자에게 재산을 줬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것까지 고려를 해서 기여분을 인정하겠다. 그러면 사실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기여분을 바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우리 사연은 어떻습니까?

◆ 김선영: 이 사연 같은 경우는 특별한 기여를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남편 분이 처음에 결혼할 때 특별히 자금이 없으셨고, 본인의 전셋집에서 시작을 하셨고. 그리고 맞벌이를 계속해서 재산형성·유지에 상당부분 기여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기여한 점을 밝힌다면, 기여분을 인정받아서 법정상속분보다는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고요. 

◇ 양소영: 이 사연은 특별한 부양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보시는군요. 

◆ 김선영: 다만 합의가 되면 좋지만 기여분에 대해서 합의가 안 되면 결국에는 상속재산분할 소송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그 기여도를 주장해서, 법원의 결정을 통해서 그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양소영: 협의가 안 된다면 기여분을 정해달라는 심판을 청구해서 받아야 된다는 말씀이군요. 남편 분이 미리 유언을 해주면 좋을 텐데요. 그럴 경우 어떻게 될까요?

◆ 김선영: 사실 상속재산의 처분에 있어서는 유언자의 유언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됩니다. 그래서 기여분도 그걸 뛰어넘지는 못하는데요. 민법 제1008조의 2의 제3항도 '기여분은 상속이 개시된 때의 피상속인의 재산가액에서 유증의 가액을 공제한 액을 넘지 못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 만약 사연자의 남편 분께서 '아들들에게 전 재산을 유증한다'고 유언을 하시고 사망하시는 경우라면, 상담자는 기여분이 있다는 이유로 유언의 효력을 무효화 시킬 수는 없습니다. 다만 본인이 유류분 반환청구권이 있는데요. 법정상속분의 1/2에 해당하는 유류분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상당히 억울한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양소영: 그렇군요. 지금 유언으로 자녀들에게 줘버린다고 하면 기여분을 주장할 수 없다, 이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요. 그러면 변호사님, 정리해서 사연 주신 분이 앞으로 어떻게 준비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까?

◆ 김선영: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유언이 우선하기 때문에 실은 돌아가시기 전에 남편과 상의를 해서 내 몫 정도는 내 재산으로 남겨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모든 재산을 내가 사망하는 경우에 부인에게 준다거나 나눠준다거나 이런 식으로 유언을 받아두시면 좋을 것 같고요. 아예 생전에 공동명의로 미리 분할을 해두시는 것도 방법일 것 같긴 합니다.  

◇ 양소영: 그렇죠. 그럼 1/2 부인 것은 아예 상속이 안 되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부인이 이혼을 하면 재산분할을 반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단 말이죠. 이혼하면 반을 받는데 끝까지 잘 살아서 해서 3/9밖에 못 받는다면 굉장히 억울한 거라서 배우자의 상속과 관련해서 우리 민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해외에는 입법 사례가 있더라고요. 재산분할 형식으로 먼저 재산을 배우자에게 주고 나머지만 가지고 상속을 하도록 하는 제도가 있던데, 또 다시 오늘 사연을 보니까 우리 민법에 그런 개정의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선영: 고맙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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