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추진이 '적대 의도 없는 증거'라는 南..北 호응할까

노민호 기자 2021. 10. 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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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대북 적대 정책이 없다는 증거'라는 입장이다.

북한이 '대북 적대정책·이중기준 철폐' 종전선언 선결조건을 내걸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중기준 철회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포석이고 적대 정책 철폐는 '대북제재 해제'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종전선언 논의가 적대 정책이 없다는 증거라고 우리가 주장해봤자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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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종전선언 조율' 되더라도..결국 北 호응이 열쇠
전문가 "北, 美 추가 제의 등에 태도 돌변 가능성도"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마치고 열린 도어스테핑에서 노 본부장(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2021.10.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문재인 정부는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대북 적대 정책이 없다는 증거'라는 입장이다. 북한이 '대북 적대정책·이중기준 철폐' 종전선언 선결조건을 내걸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남북이 종전선언을 바라보는 '출발점'이 다르며 결국 한미가 종전선언에 공감대를 형성하더라도 북한이 실제 응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5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한 'NK포럼' 기조발표에서 "종전선언은 대북 적대시 정책이 없음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치"라고 밝혔다.

노 본부장은 "지속적 대북관여가 필요하다는 맥락에서도 종전선언은 의미가 있다"며 "언제, 어디서나 어떤 이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미국 측 입장과도 부합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연속성·지속성을 만들어나간다는 의미, 그리고 북측과의 대화 재개라는 실질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노 본부장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선언' 구상을 제시한 뒤,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대면·유선협의를 이어오고 있다.

노 본부장은 지난 24일에도 서울의 한 호텔에서 김 대표와 만나 종전선언 등과 관련해 머리를 맞댔다. 다만 최근 한미 양국이 '종전선언 문안' 협의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간 미국은 우리의 종전선언 아이디어와 관련해 다소 '미온적' 입장을 취해왔다. '북미 대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은 없다'는 기본 입장을 바탕으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논의 과정에서 종전선언이 논의될 수 있지만, 북측의 비핵화 조치 이전에 종전선언이 추진되는 것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 조야에서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지속해서 위반하고 있는 가운데 '양보'이자 일종의 '선물'이 될 수 있는 종전선언 논의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전날인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2면에 보도했다. 신문은 잠수함인 '8.24 영웅함'에서 SLBM의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불참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실제 김 대표는 노 본부장과 협의 뒤 "앞으로도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을 포함해 다양한 발상과 제안을 살펴보기 위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간에 '완벽한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미 간 종전선언 논의가 '합의점'에 도달하더라도, 결국 '열쇠'는 북한이 쥐고 있다는 일부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달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김여정 부부장의 메시지 등을 통해 종전선언에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적대 정책·이중기준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내건 상황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내건 선결조건은 사실상 '지금은 종전선언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 '관심이 없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중기준 철회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포석이고 적대 정책 철폐는 '대북제재 해제'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종전선언 논의가 적대 정책이 없다는 증거라고 우리가 주장해봤자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북한이 갑자기 태도를 바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리 정부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고 바이든 행정부도 곧 있으면 취임 1년인데 북한과 대화 조차 하지 않았다는 게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이 북한에 '구체적 제안'을 한 상황이고 추가 제의 등을 통해 대화의 장이 극적으로 마련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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