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급해도 4연투는 사절합니다..홀드왕만 딴세상에 있나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야구는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장 1승이 소중하지만 그렇다고 '무리수'를 던질 수는 없었다.
LG는 지난 주 승부처로 판단한 6경기에서 3무 3패를 거두는데 그쳤고 주말 두산과의 더블헤더에서는 마무리투수 고우석에게 3연투를 감행하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어느 때보다 절실한 1승. 그러나 류지현 LG 감독은 25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휴식을 부여할 투수가 4명이 있음을 밝혔다. 경기 전 취재진과의 브리핑 자리에서 "고우석, 김대유, 정우영, 김윤식은 휴식을 주려고 한다"라고 공표한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이날 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 주를 돌아보면서 "평상시에 했던 운영보다 조금 무리해서 기용을 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또 무리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LG는 올 시즌 내내 최대한 연투도 자제하면서 관리에 힘썼다.
롯데도 마찬가지였다. 롯데는 지난 주말 한화와의 3연전을 2승 1무로 마무리했다. 롯데 역시 5강을 향한 실낱 희망을 버릴 수 없어 마무리투수 김원중에게 3연투를 맡겼고 김원중은 1승 1세이브를 거두며 기대에 부응했다.
과연 롯데는 김원중에게 4연투도 맡기려는 계획이 있었을까. 아니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야구는 기계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말로 김원중을 투입할 계획이 없음을 이야기했다. 여기에 타선의 주축 타자인 전준우와 정훈도 관리를 위해 선발 투입을 포기했다. 전준우는 발뒤꿈치, 정훈은 발목이 부어 있어 휴식을 가질 타이밍이기도 했다.
LG와 롯데 모두 중요한 한판이었지만 팀의 뒷문을 지키는 마무리투수에게 차마 4연투는 맡길 수 없었다. 더이상 투구는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9위를 확정한 KIA는 창단 첫 홀드왕을 배출했다. 장현식이 그 주인공. 장현식은 10월에만 홀드 11개를 적립하는 놀라운 행보를 보였다. 그런데 진짜 놀라운 장면은 따로 있었다. 장현식이 지난 8일 광주 LG전을 시작으로 9일 대전 한화전, 그리고 10일 한화와의 더블헤더에 모두 등판하면서 4연투를 감행한 것이다.
아무리 장현식이 올 시즌 뛰어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요즘 시대에 4연투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라 무리한 기용이 아니냐는 비판이 따랐다. 게다가 KIA는 이미 5강권에서 멀어진 터라 굳이 4연투를 감행할 이유가 있었는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KIA보다 더 갈 길이 바쁜 팀들 조차 따라하지 않는 것을 보면 4연투를 지양하는 이유는 더욱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고우석(왼쪽)과 김원중.(첫 번째 사진) 장현식.(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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