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에 확정을"..'30일 총력전' 피하고 싶은 두산·키움
[스포츠경향]
프로야구 순위 싸움 중인 두산·키움이 오는 30일 개최되는 정규리그 최종전 ‘딜레마’에 빠졌다. 두 팀에 최종전이란 에이스를 마운드에 올릴 수 있지만, 에이스를 올리고 싶지 않은 날이기 때문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지난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외인 선발 에릭 요키시의 향후 등판 일정에 대해 “남은 경기 승패 여부에 따라서 요키시가 최종전에 들어갈지, 포스트시즌을 준비할지는 금요일(29일)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요키시는 이날 KT전에 등판해 3.2이닝 4실점 투구로 패전투수가 되긴 했으나 명실상부한 키움의 에이스다. 올 시즌 15승9패, 평균자책 2.98을 기록해 다승 2위, 평균자책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키움은 25일 현재 5위 SSG와 0.5게임차 6위에 머물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살아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승부를 걸어야 하는 입장이다.
로테이션대로라면 요키시는 최종전인 30일 등판할 수 있다. 키움이 최종전에서 요키시의 호투에 힘입어 5강에 오른다면 ‘목표 달성’이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첫 판에서 당락이 갈릴 수 있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에이스를 투입할 수 없다.
홍 감독은 “(순위 싸움이) 설마 토요일(30일)까지 가겠나. 금요일쯤 결정이 나면 (요키시 등판 일정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가을야구 진출을 미리 확정해 최종전에서 에이스를 아끼는 게 키움으로선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4위 두산도 키움과 사정이 같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지난 24일 등판했기 때문에 순서상 다음 등판은 30일이다. 두산이 가을 티켓을 잡기 위해 미란다를 최종전에 낼 수 있지만, 그랬다가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판에서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두산은 미란다, 최원준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선발이 없다.
두산이 5위 안에 들어있긴 하지만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5위 SSG와 0.5게임차, 키움과는 1게임차밖에 나지 않는다. ‘내일’을 생각하면서 에이스를 아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 때문에 두산도 30일이 오기 전에 안정권을 확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종전을 하기 전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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