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전천후 파트너를 꿈꾼다, 이베코 X-웨이·T-웨이

2021. 10. 2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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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련된 디자인, 국내 시장 최적화에 집중

 2021년은 이베코코리아에게 의미 있는 해다. 지난 5월, 대형 트랙터인 S-웨이에 이어서 최근 대형 카고 X-웨이와 덤프 T-웨이를 선보이는 역대급 라인업 다변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특히 X-웨이와 T-웨이는 국내 실정에 최적화한 상품성을 강조해 수입 트럭 점유율을 가져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두 차가 어떤 가치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내비칠지 이베코코리아가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 마련한 온·오프로드 시승을 통해 알아봤다.


 ▲새롭지만 익숙한 이베코의 대형 카고
 X-웨이는 이베코가 국내에 처음 내놓은 대형 카고다.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역시 캡의 외관이다. 전작인 스트랄리스가 연계성이 부족한 조형미를 갖춘 반면, 신형은 곡선을 그리는 LED 주간주행등을 포함한 헤드램프와 그릴을 품게 됐다. 덕분에 세련된 느낌이 강하다. 전면부를 가득채운 U자형 그릴도 특징이다. S-웨이와는 다르게 크롬 도금을 씌우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매력적인 분위기를 낸다. 접근각은 14도를 확보해 어지간한 도로에 모두 대응할 수 있다.




 실내는 기존 스트랄리스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디자인을 개선해 오래된 티가 역력하진 않다. 특히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의 레이아웃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예전보다 심미적인 부분을 향상했으며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도 쓸 수 있다. 12인치가 넘는 모니터 형태의 디지털 계기판이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스티어링 휠은 특이하게도 D컷 형태를 지녔다. 승용차에 비해 회전을 많이 해야 하는 대형차 특성상 이해하긴 힘든 디자인이지만 생각보다 조작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 기어 변속은 버튼식을 채택해 직관적이다.





 X-웨이는 장거리 운행에 걸맞은 액티브 스페이스 캡을 적용했다. S-웨이보다는 실내 높이(1,700㎜)가 낮고 침대를 마련한 캡이다. 실내 공간 상단엔 수납함과 함께 하이패스를 내장한 타코그래프를 삽입해 간결한 실내 구성을 연출했다. 좌석 뒤편에 설치한 침대는 성인 1명이 누울 수 있는 구조다. 침대 하단에는 각각 50ℓ 용량의 냉장고와 단열 수납함을 준비했다. 캡 틸팅은 유선 리모콘을 통해 가능하다.


 7.7㎜ 두께의 섀시 프레임은 여느 트럭과 마찬가지로 전원을 정돈하는 등 특장에 최적화했다. 각 축에는 스태빌라이저를 적용했으며 4개의 구동 바퀴마다 에어서스펜션을 장착했다. 3·4축의 중량은 계기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X-웨이와 T-웨이는 모든 차에 직렬 6기통 커서(Cursor) 13ℓ 엔진을 탑재한다. EGR(배출가스재순환장치) 간결화 추세에 따라 EGR을 없애기도 했다. 대신 'HI-SCR'이라는 배출가스 후처리장치를 얹어 무게와 연료소모를 줄였다. 첫 시승차는 6×4를 기반으로 가변축을 추가하고 윙바디를 얹었다. 6×4는 최고 510마력, 최대 234.7㎏·m를 발휘하는 엔진을 장착했다. 제법 낮은 900rpm의 엔진회전수부터 최대토크가 뿜어져 나와 효율적인 동력 성능을 보여준다. 진동·소음의 유입이 낮은 점도 돋보인다. 커서 엔진과 맞물린 12단 자동화 변속기는 성능과 효율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영리한 변속을 제공한다. 변속 감각은 부드럽고 허둥대지 않아 꽤 준수한 편이다.


 제동은 리타더를 통해 브레이크 마모를 줄인다. 1단은 엔진브레이크로 작동하며 2~6단은 인타더가 개입해 감속에 힘을 준다. 감속보다 힘들다는 오르막길 출발은 힐 홀더가 돕는다. 승용차의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에 해당하는 이 시스템은 적재중량이 늘어날수록 존재감이 큰 품목이다. 아쉽게도 모든 시승차는 적재함이 비어 있어 실제 운행조건과 비슷한 시승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모두 제 기능을 발휘해 성능에 대한 의구심을 없앴다. 

 X-웨이의 8×4와 10×4는 최고 570마력, 최대 255.1㎏·m의 동력성능을 지닌다. 시승을 위해 선택한 10×4 카고는 적재함 길이만 10.2m에 달할 정도로 큰 덩치를 지녔다. 이 차는 보다 더 많은 적재량을 원하는 한국 소비자를 위해 이베코가 선보인 제품이다. 경쟁차와 마찬가지로 가변축인 5축도 1·2축의 반대방향으로 조향해 회전 반경을 줄일 수 있다. 힘은 확실히 510마력인 6×4보다 넘친다. 1,000rpm부터 최대토크가 터져 나오며 더 많은 적재량에도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출력이 시트 아래에서 느껴진다.

 X-웨이는 섬세한 움직임을 위해 초저속 주행모드인 크립모드도 지원한다. 넘치는 힘을 주체하기 위한 대형차의 필수 요소다. 시승 중에는 반환 지점에서 T자로 돌아 나갈 때 유용하게 사용했다.




 ▲6×4 덤프의 재발견
 덤프트럭인 T-웨이는 오프로드 코스에서 만났다. 험로에 강한 차종의 특성을 반영해서다. T-웨이는 15t을 실을 수 있는 6×4가 먼저 국내에 발을 디뎠다. 덤프 시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25.5t급 8×4는 내년에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T-웨이의 주요 디자인 요소는 S-웨이, T웨이와 공유한다. 그러나 오프로드 운행 특성을 곳곳에 반영했다. 낙석으로부터 값비싼 헤드램프를 보호하기 위한 커버, 접근각과 이탈각을 높인 범퍼 디자인 등이 그것이다. 탑승을 위해 마련한 계단 맨 아랫부분은 연성이 높은 플라스틱으로 마감해 파손 가능성을 줄이기도 했다. 앞 범퍼의 스키드 플레이트는 펼쳤을 때 계단 역할도 맡는다. 자동화 변속기 제품은 리어 램프를 LED로 변경하기도 했다.




 실내는 기존 제품이던 트래커를 계승했다. 캡은 운행 특성을 반영해 좌석 뒤 공간에 여유가 없는 데일리 캡을 채택했다. 계기판, 변속 버튼 주변은 X-웨이와 같지만 스티어링 휠, 센터페시아 등 많은 부분은 다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담은 모니터는 운전자 방향으로 각도를 돌릴 수 있다.




 섀시는 10㎜ 두께의 프레임을 기반으로 한다. 카고보다 짧고 적재중량이 낮지만 지면이 불규칙한 오프로드에서의 변형을 막기 위해서다. 적재함을 들어 올리는 덤핑 실린더는 신뢰도 높은 히바(HYVA) 제품을 채택했다.


 엔진은 최고 410마력, 최대 214.3㎏·m를 낸다. 15t의 적재중량을 감안하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성능이다. 변속기는 16단의 수동변속기와 자동화변속기 중 선택 가능하다. 오프로드에선 확실히 수동변속기가 유리했다. 수동은 기어를 예상보다 빨리 올리는 자동에 비해 4WD SUV의 로우 기어처럼 직접 낮은 기어 단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화변속기도 오토, 세미, 슬로우 등 주행 상황에 맞는 모드를 지원한다. 각각 출발 기어 단수와 엔진회전수에 따른 변속 시점이 다르다.


 T-웨이의 구동계는 2·3축에 감속기를 장착한 허브리덕션 한 가지를 제공한다. 연료 효율 면에선 떨어지지만 험로에서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시승은 쉽지 않았다. 시승 전날부터 내린 비가 땅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AWD를 장착한 차로도 쉽게 극복할 수 없는 지형이 만들어졌다. T-웨이 역시 마찰력이 떨어지는 경사면에서 허덕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디퍼렌셜 조작만으로도 탈출은 쉽게 이뤄졌다. 디퍼렌셜은 1단으로 2·3축을, 2단으로 좌우 바퀴의 구동을 제한한다. 회전반경은 생각보다 짧다. 덕분에 U턴 구간에선 굳이 후진할 필요 없이 한 번에 돌아 나가기도 했다. T-웨이의 접근각은 29도에 이른다. 웬만한 경사는 충분히 접촉 없이 접근할 수 있다. 운전석에서 앞으로 내리 꽂을 것처럼 보이는 내리막길에서도 별 탈 없이 통과하는 모습에서 덤프트럭의 진면목을 느꼈다.





 ▲이베코가 보여준 차별화
 이베코의 새 대형 트럭 라인업은 완전변경에 가까운 부분변경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다. 특히 제품 구성에서 기존 수입 트럭과 차별화하려는 의지가 온몸으로 와닿았다. X-웨이는 출력을 상향화하고 가변축이 필수가 된 시장의 요구를 충족하는 분위기이며 T-웨이는 대세가 된 25.5t 싱글리덕션 대신 15t 허브리덕션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모습이다. 수입 상용차 회사에서 보기 힘든 행보이지만 다시 한 번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려는 이베코코리아의 과감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과연 이베코코리아의 움직임이 시장에서 먹힐지 궁금해진다.

 가격은 X-웨이 6×4 1억9,900만원, 8×4 2억4,300만원, 10×4 2억6,900만원, T-웨이 수동변속기 1억8,630만원, 자동화변속기 1억9,872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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