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헌신, 이것이 베테랑의 품격..35살 김정은의 또 다른 비상

서호민 2021. 10.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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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김정은은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서 여자프로농구를 호령했다.

2006년 겨울리그에서 데뷔한 김정은은 지난 시즌까지 15시즌을 소화하면서 2시즌을 제외하고 꾸준히 한 시즌 평균 10점 이상의 득점을 기록했다.

벤치가 김정은이라는 베테랑에게 원한 플레이였는데, 이를 완벽히 소화해낸 것이다.

2쿼터부터 김정은의 수비에 고전한 구슬은 2, 3, 4쿼터 2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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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김정은은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서 여자프로농구를 호령했다. 2006년 겨울리그에서 데뷔한 김정은은 지난 시즌까지 15시즌을 소화하면서 2시즌을 제외하고 꾸준히 한 시즌 평균 10점 이상의 득점을 기록했다. 외국 선수 틈 바구니 속에서도 단연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했다.

그렇게 잘 나가던 김정은은 지난 해 12월 발목 수술을 받았다. 시즌 아웃이라는 크나 큰 악재였다. 선수단과 동행하며 후배들의 분전을 지켜봐야만 했다. 오프시즌에는 부상을 털고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다만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기에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지 못했고, 소속팀에 돌아오고 나서도 컨디션 난조를 겪었다. 가뜩이나 적잖은 나이 탓에 회복 후에도 그가 과연 정상적인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역시 25일 부천 하나원큐와 첫 경기를 앞두고 "아무래도 수술 후유증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의지는 있지만, 이제 나이가 있어서 조심스럽다. 팀에 꼭 필요하지만, 몸상태가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김정은의 상태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 감독은 "풀로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면서 "대신 중요한 순간에 역할을 부여하려고 한다. 어차피 시즌을 길다. 크게 무리시키지 않고 출전 시간을 관리해줄 생각"이라고 중요한 순간에 기용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김정은의 클래스는 남달랐다. 과거에 보여줬던 폭발력은 분명 줄어들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보다 주목할 것은 '희생'이었다. 이날 김정은은 방대한 양을 뛰어다니면서 수비적인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박혜진과 박지현이 공격에 방점을 찍은 것과 달리 김정은은 내외곽을 부지런히 오가며 다른 이들을 위한 거름 역할을 맡았다. 벤치가 김정은이라는 베테랑에게 원한 플레이였는데, 이를 완벽히 소화해낸 것이다. 특히 1쿼터 11점으로 펄펄 날았던 구슬을 완벽히 봉쇄했다. 2쿼터부터 김정은의 수비에 고전한 구슬은 2, 3, 4쿼터 2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팀원들을 살려준 이후의 3점슛은 덤이었다. 김정은은 중요한 순간마다 순도 높은 3점슛으로 하나원큐의 추격을 뿌리쳤다. 4쿼터 종료 5분 35초를 남기고 터트린 3점슛은 하나원큐의 추격 의지를 꺾는 쐐기포나 다름없었다.

이날 김정은은 22분 41초를 뛰며 3점슛 2개 포함 10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1블록을 기록했다. 시즌 앞두고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탓에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냈지만 그는 이날 활약으로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김정은은 "(자신의 몸 상태) 우리 팀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것 같다(웃음). 이전에 수술했을 때와 비교하면 이번 재활이 결코 쉽지 만은 않았다. 몸 상태가 쉽게 올라오지 않아 속상하기도 했다"면서 "그래도 제가 팀에서 해야 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고 조금씩 밸런스를 찾아가려고 한다. 저희 팀에는 공격할 선수가 많다. 어떤 방향으로 나갈까 고민을 많이 하기도 했는데 지금 현재로선 수비에서 확실한 임팩트를 주고 싶다"고 자신의 역할을 짚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와 이어진 3점슛 등 리그 최고 공격수였던 때와 비교하면 화려함이 덜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 때 김정은은 적수가 없었다. 그러나 '에이스 스토퍼' 김정은의 활약이 계속되는 한, 그의 가치는 다시 한 번 평가 받게 될 것이다. 

우리은행의 주전 라인업은 국대급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언제든 해결해줄 수 있는 자원들이 많다. 하지만 모든 구성원이 다 주연이 될 수는 없는 법. 그래서 김정은의 헌신과 희생이 더더욱 값지고 또 중요하다. 35살 베테랑의 또 다른 비상이 기대된다.

#사진_한필상 기자

 

점프볼 / 서호민 기자 syb2233in@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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