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속의 진주' LG 백승현, '임찬규에게 배우는 체인지업'..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투수로 전향한 '질롱 유학파' 백승현이 이렇게 빠른 시간에 1군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할지 누가 예상했을까?
백승현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LG에 입단한 뒤 그해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치고 2017년부터 내야수로 경기에 나섰다. 강한 어깨와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백승현은 오지환의 뒤를 이을 '포스트 오지환'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다 2019년 12월 25일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리그에서 뛰던 중 투수가 없어 마운드에 올랐다가 최고 154㎞의 빠른 공을 뿌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중학교 2학년 이후 첫 실전 투구였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새로운 희망을 선물받은 백승현은 이후 투수 전향을 선언하며 올 시즌을 퓨처스리그에서 시작했다. 빠르게 성장한 백승현은 지난 6월 1군 데뷔 전을 치른 뒤 9월부터는 LG 불펜진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내야수 출신으로 다른 투수들보다 상대적으로 몸이 빠르게 풀리는 장점이 있어 갑자기 등판해야 할 때는 항상 백승현이 불펜에서 몸을 푼다.
투수로 경험이 부족한 탓에 본인이 불리할 때 카운트를 잡을 구종과 떨어트릴 구종을 정확하게 숙지하지는 못했지만, 150km 이상 던지는 강속구와 고속 슬라이더로 타자를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
이런 백승현이 체인지업을 연마하고 있다. 체인지업을 전수해 주고 있는 선수는 임찬규다. 임찬규는 올 시즌 신인 시절의 패스트볼 구속을 되찾으며 슬라이더, 커브와 함께 체인지업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패스트볼 구속 상승으로 ‘오프 스피드’ 구종인 체인지업이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뺐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백승현도 가끔씩 던지는 체인지업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패스트볼, 슬라이더 투피치 투수다. 체인지업을 던지긴 하지만 밋밋하다. 25일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21구를 던지며 단 한 개의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그 공을 손아섭이 받아쳐 중전안타를 기록했다.
강하게만 승부하는 백승현이 체인지업을 연마해 강약 조절이 가능하다면 정우영, 이정용과 함께 LG 승리조 불펜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투수 백승현의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임찬규의 체인지업을 전수받고 있는 백승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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