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열전] '강철부대' 김상욱, "데드풀을 엄청나게 봤다"

이주상 2021. 10. 2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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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이 박충일에게 승리한 후 이근 대위(오른쪽)와 강철부대원들이 축하해 주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데드풀을 엄청나게 봤다.”

할리우드의 섹시가이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연을 맡은 영화 데드풀은 코믹 마블을 표방한 전형적인 상업영화지만 주인공이 역경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닮아 많은 사람의 공감대를 샀다. 특히 남자라면 데드풀을 보면서 자신과 오버랩 시켰을 것이다. ‘강철부대’의 김상욱(28)도 데드풀의 열혈 팬이다.

183cm의 큰 키, 야성미 넘치는 얼굴 거기에 더해 해군특수전전단(UDT) 출신으로 누구보다 남성적이었을 것 같지만 어린 시절은 영 딴판이었다. 김상욱은 “순해서 일진들이 때리고 괴롭혀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맞기만 했다. 친구들이 맞을 때도 나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런 것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강(强)함’에 대한 동경이 생겼다. 일본을 평정한 최배달의 영화나 전기를 보고 무도가의 꿈을 키웠다. 청소년기에는 K-1, 프라이드, UFC를 보면서 파이터로서의 꿈을 꾸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상욱의 본능은 대한민국을 최전선에서 지키는 UDT로 유인했고, 급기야 파이터가 되기까지 했다. 인기 프로그램 ‘강철부대’에 출연하며 진정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상욱은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열린 AFC(엔젤스파이팅챔피언십) 17에서 박충일을 상대로 1라운드 2분 19초 만에 파운딩에 의한 TKO로 이기며 AFC 타이틀전에 한발 다가서게 됐다. 자존감을 위해, 타고난 보호본능으로 운동을 시작한 김상욱을 만났다.

- 격투기의 매력은?

재능도 중요하지만, 노력도 재능 못지않게 중요하다. 열심히 노력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력이 는다. 케이지에 올라가 상대와 시합하면 알게 된다. 항상 발전하게 하는 것이 격투기다.

- 파이터로서 자신의 강점은?

지구력과 근성,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 맞기를 각오하고 들어가는 용기가 강점이다.

- 전적이 4승 1패에 피니시도 3번을 기록하고 있다.

첫 번째 경기는 전 무에타이 국가대표인 김석민과의 시합이다. 상대가 타격으로 승부할 것으로 생각해 그래플링으로 전략을 짰다. 젊은 내가 체력적으로 유리해 승리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파라에스트라 소속의 강민제와 시합을 벌였다. 첫 번째와 비슷한 패턴이었지만 신장과 파워에서 내가 월등해 승리할 수 있었다. 파운딩에 의한 TKO승이어서 더욱 기뻤다. 세 번째는 몬스터짐 소속의 오호택과 맞붙었다. 초반에 승부를 건 것이 패인이었다. 태클과 레슬링으로 바닥에 끌어내 경기를 끝내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시간과 체력을 분배하는 데 실패했다. 체력이 떨어져 나중에 흠씬 두들겨 맞고 판정패했다. 단조로운 패턴을 보완하는 계기가 됐다. 선수로서 가장 많이 성장한 시합이라고 생각한다. 네 번째는 싸비MMA의 이송하와 대결한 경기다. 강철부대가 방영하던 와중에 진행한 경기라서 케이지에 군복도 입고 강철부대 깃발도 흔들면서 입장했다. 겉으로는 자신감 있게 행동했지만, 강철부대라는 이름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 부담감도 컸다. 절대로 지면 안 된다는 긴장감 때문에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판정으로 이겼지만, 관장님께 많이 혼났다. 경기 스타일을 바꿔야겠다고 뼈저리게 느낀 시합이었다.

김상욱이 박충일에게 초크를 시도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스턴건’ 김동현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김동현 관장은 UFC를 보면서 동경한 스타였다. 서울에 새롭게 체육관을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갔다. 선수들을 조련하는 ROAD FC 초대 밴텀급 챔피언인 조남진 감독의 지도로 많이 성장했다.

- 훈련스케줄은?

오전에 달리기를 10km 한다. 오후에는 스파링 위주의 본훈련을 한다. 저녁에는 스트렝스와 컨디셔닝으로 훈련을 마무리하고 있다.

- 롤모델은?

어렸을 때부터 격투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기만성형의 선수들을 좋아한다. 김동현 관장님을 비롯한 더스틴 포이리에, 얀 블라코비치를 좋아한다. 경기 스타일에서는 완벽한 기술과 승부 근성을 가진 조남진 감독을 좋아한다.

- AFC 타이틀샷이 거론되고 있다.

아직 상대가 결정되지 않아 모르지만, 챔피언이 되면 부상을 모르는 챔피언이 되고 싶다. 부상으로 경기를 취소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꾸준하고 성실한 파이터가 되고 싶다.

- 독서광이라고 들었다. 최근에 읽은 책은?

존경하는 사상가인 프리드리히 니체의 명언을 담은 ‘니체의 말’을 읽었다.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는 말들로 가득하다.

- 닉네임은?

데드풀이다. (웃음) 데드풀에게는 항상 힘든 일, 견디기 어려운 일이 있다. 하지만 상처를 입어도 금방 치유되는 그의 몸처럼 잠시 무너질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극복해서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긍정적인 모습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닮고 싶어서 내가 지었다.

- UDT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강함을 동경하고,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이 넘쳐서, 이 두 가지를 다 쓸 수 있는 곳이 어디 있을까 고민하던 중 UDT를 선택하게 됐다. 이왕 군 생활을 할 바에야 내 한 몸 불 싸질러 애국해 보자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UDT를 간다고 하면 할머니께서 걱정하실까 봐, 할머니께는 공익으로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 지옥 훈련 3일 차에 선배가 잠깐 핸드폰으로 전화할 수 있게 도와줬는데, 그때 할머니가 전화를 받으셨다. 할머니 목소리를 듣자마자 울음이 터져서 30초간 말도 못 하고 울기만 했다. (웃음)

- 직속상관인 이근 대위와의 에피소드도 궁금하다.

이근 대위는 훈련할 때마다 팔팔한 교육생들을 제치고 항상 선두로 뛰었다. 특히 기합을 줄 때 ‘우리 할머니가 너희보다 잘 뛰고, 푸시업도 잘한다. 수영도 잘하신다’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다. 정말 힘든 와중에도 할머니가 어떤 분이신지 궁금했다. 사실 지금도 궁금하다. (웃음)

- 강철부대에 대한 자부심이 클 텐데.

모든 팀이 그렇듯 정말 승부욕이 엄청나다. 이곳에 왔던 모든 강철부대원들은 자신의 부대를 대표한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도전한 모든 24인의 강철부대원들은 정말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 유명 패션잡지와 화보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매력 포인트가 궁금하다.

사실 나에게 어떤 매력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추측건대 어려운 일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항상 낙천적으로 생각하는, 팀원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는 모습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 같다.

- 많은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러브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파이터로서 인정받고 싶은 것이 우선이다. 모든 길은 열려있다고 생각하지만, 당장은 이르다고 생각한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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