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뜨자 南 비판에 활용하는 북한..이유는?

서재준 기자 2021. 10.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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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오징어 게임'에 대한 북한의 관심도 높아 보인다.

북한 내부에서도 정식 시청이 어려운 오징어 게임을 대남 비판의 소재로 쓴 것은, 이 같은 글이 오히려 남한 언론에 보도돼 선전 효과를 내는 것을 의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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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매체, 주간지 등에서 연일 언급
대남 선전 효과, 내부 단속 효과도 노린듯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오징어 게임'에 대한 북한의 관심도 높아 보인다. 다만 북한은 이를 활용해 대남 비난 혹은 조롱의 소재로 삼는데 열중하고 있다.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는 25일 자 기사에서 남한의 대선 정국과 오징어 게임을 연계해 정치권을 비판했다.

메아리는 여야 대선 주자들이 상호 인신공격과 막말 비난전은 물론 비리 의혹도 파헤치며 '상대를 물어메치기 위한 혈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싸움은 최근 국제사회의 비난과 규탄을 자아내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들도 무색하게 할 정도"라며 "빚더미에 올라앉은 인생의 낙오자들이 오직 거액의 상금을 위해 인간성을 잃고 남을 해치기에 골몰하는 것이나 권력에 환장한 정치인들이 대권을 위해 맹수 마냥 서로 으르렁거리는 것이나 같기는 매한가지"라고 논평했다.

메아리는 또 "남조선에서 사회 양극화와 계층들 사이의 모순이 깊어지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남을 살륙하는 야수화가 더욱 표면화되는 것도 바로 약육강식 혈투의 진짜 주인공들, 정치인들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메아리는 이 글이 중국의 독자가 쓴 것이라고 말했지만, 중국은 넷플릭스 시청이 불가능한 곳이다. 대남 선전용 기사를 쓰면서 의도적으로 필진을 흐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이 같은 방식을 자주 활용한다. 남한의 정치권이나 사회에 대한 비판적 글을 남한 혹은 중국의 주민들이 쓴 것으로 명의를 꾸미는 방식이다.

북한 내부에서도 정식 시청이 어려운 오징어 게임을 대남 비판의 소재로 쓴 것은, 이 같은 글이 오히려 남한 언론에 보도돼 선전 효과를 내는 것을 의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3일 '무소속 기관지'를 표방하는 통일신보도 '현실 같은 영화, 영화 같은 현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요즘 남조선에서 TV극들이 사람들의 큰 관심사라고 한다"라며 오징어 게임과 다른 넷플릭스 드라마인 'D.P'를 언급했다.

통일신보는 군대 내의 폭력적 문화를 비판적으로 담아낸 'D.P'에 대해 "남조선 군 내부의 실상을 그대로 폭로했다"라고 평가했다.

오징어 게임에 대해서는 "남조선을 비롯한 자본주의 사회의 약육강식, 황금만능과 '부익부 빈익빈'의 실상과 근원을 폭로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이 두 작품이 모두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TV에서 현실 같은 영화가 방영되고 있을 때 남조선 정국은 영화 같은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라며 또 여의도에서의 정쟁을 예로 들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반동배격법'을 제정해 외부의 문화 콘텐츠 유입의 단속을 강화한 북한이 이 같은 유명 드라마들의 유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같은 선전전을 벌이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이들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주민들이 외부 세계에 대한 동경을 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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