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24세에 4할-200안타-20홈런 도전, 아들은 내년에 무엇을 보여줄까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키움 이정후(23)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이정후는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4타수 4안타 6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회초 우전 안타, 5회초 우월 솔로홈런, 6회초 좌중간 2루타, 8회초 우중간 3루타로 대기록을 완성했다. KBO 리그 역대 29번째.
사이클링 히트는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LG 2군 코치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이정후는 시즌 타율이 .358로 뛰어 올라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도 커졌다.
이정후는 올해로 프로 5년차이자 23세 시즌을 맞았다. 어느덧 아버지 이종범이 프로에 데뷔한 나이와 같은 선상에 섰다.
이종범은 1993년 대졸 신인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126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280 16홈런 53타점 73도루를 기록하고 해태의 새로운 1번타자이자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이종범은 '괴물 신인' 양준혁이 있어 신인왕은 놓쳤지만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310 4타점 7도루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종범의 야구는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1994년 이종범이 남긴 기록은 그 누구도 흉내 조차 내기 어려운 수준이다. 타율 .393 19홈런 77타점 84도루에 안타는 196개를 때렸다. 한 선수가 4할 타율, 200안타, 20홈런에 도전하고 이에 근접한 기록을 남긴 유일한 시즌이다. 여기에 지금은 와닿지 않는 84도루라는 엄청난 기록까지. 만화에 나올 법한 일들을 프로 2년차이자 24세 시즌에 보여준 이종범이다. 당시 투고타저라는 환경까지 더하면 이종범의 위대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아버지는 24세 시즌에 전설을 썼다. 그래서 이정후의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사실 이종범-이정후 부자를 타자로서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는 어렵다. 이종범은 대졸 우타 유격수, 이정후는 고졸 좌타 외야수로 스타일이 완전 다르다. 프로 무대를 뛰는 환경과 시대도 차이가 크다.
그래도 이정후의 2022시즌을 기대하는 것은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해 타율 .333 15홈런 101타점 12도루를 기록하며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과 세 자릿수 타점을 올린 이정후는 올해 6홈런 80타점으로 장타력은 감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커리어 최고 타율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커졌고 볼넷 61개와 삼진 36개를 기록한 것은 프로 데뷔 후 가장 이상적인 볼넷/삼진 비율이라 또 한번 진화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이미 많은 것을 보여준 이정후가 내년에는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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