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이족보행 로봇 개발한 '휴보 아빠' 오준호 교수, 50억 기부
사람 모습을 한 국내 최초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만든 오준호(67) 카이스트(KAIST) 명예교수가 자신이 몸담았던 학교에 50억원을 기부했다. 카이스트는 25일 감사패 전달식을 열고 “오준호 교수의 기부금은 카이스트 교내 창업기업의 발전기금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라고 밝혔다.
국내 로봇 기술의 선구자인 오 교수는 세계적 로봇공학자다. 2004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간형 로봇 휴보를 개발했다. “2000년 일본의 인간형 로봇 ‘아시모’를 보고 감동받아 우리 기술력으로 구현하고자 했다”고 했다. 2016년 과학기술 최고 훈장인 창조장을 받은 오 교수는 지난해 은퇴한 이후 자신이 세운 로봇 벤처기업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재직 중이다.
그의 기부는 2011년 시작됐다. 레인보우 로보틱스를 창업하면서 주식의 20%를 학교에 기부했다. 평소에도 보육원이나 호스피스 등에 소액 기부를 꾸준히 해왔지만, 창업을 하면서 학교로부터 받은 도움을 되돌려주기 위해서였다. 창업 당시 기부한 400주는 200만원 정도였다.
휴보가 성장하면서 회사도 함께 커나갔다. 오 교수는 ‘DRC-휴보’를 개발해 2015년 출전한 세계 재난 로봇 경진대회인 ‘다르파(DARPA) 로보틱스 챌린지’에서 미국·일본 등 로봇 강국을 제치고 우승을 했다. 2018 평창올림픽에서 휴보는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레인보우 로보틱스는 기술력을 입증하며 올해 2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그 사이 기부한 주식이 50억3900여만원까지 늘어났다.
카이스트는 기부금을 ‘오준호 기금’으로 명명해 학교 발전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오 교수는 “대학에 지원된 연구비의 결과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다시 대학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의 선례를 남기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며 “제 기부가 실험실 창업의 밑거름이 돼 제2, 제3의 레인보우 로보틱스 같은 기업들이 탄생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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