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눈물의 後退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1. 10. 26. 03:01
본선 2회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박정환 九단 / 黑 탄샤오 九단 흑>
白 박정환 九단 / 黑 탄샤오 九단 흑>
<제13보>(162~190)=탄샤오를 보면 오우린(吳玉林) 6단이 떠오른다. 오랜 세월 중국 최고의 영재 조련사로 활동하다 몇 년 전 은퇴한 인물이다. 현재 서른 살 전후 중국 스타치고 그의 손을 안 거친 사람이 거의 없었다. 10여 년 전 “중국의 영재들 중 누가 최고냐”는 필자 질문에 그는 즉시 ‘檀嘯’ 두 글자를 써서 건넸다. 그의 예언대로 탄샤오는 몇 년 뒤 중국 1위까지 올랐다.
흑이 ▲에 뛰어 중앙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나서자 백도 중앙 흑세 무력화에 온몸을 던진다. 167로는 참고 1도 1, 3으로 막고 싶은데 좌변 흑 미생마가 얽혀있어 쉽지 않다. 4를 당하면 좌변도 살리고 중앙도 지키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175도 눈물겨운 후퇴. 참고 2도 1로 늘었다간 6에 이르러 중앙 둑이 터진다.
백은 다시 손을 돌려 이번엔 176으로 침공했다. 181이 불가피할 때 182의 타이밍이 또한 절묘했다. 183으로 버텨봤지만 186이 성립해선 쉽게 잡힐 모습이 아니다. 중앙 집 짓기가 얼마나 힘든지 새삼 실감하게 만드는 장면. 그래도 흑은 189로 퇴로를 막으며 필사적으로 추격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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