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지막 시정연설서도 자화자찬만 늘어놓은 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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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어제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은 듣기 민망할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시정연설에서도 지난 4년반 동안의 국정 혼란과 정책 실패에 대한 한 마디 반성이 없었다.
오죽하면 정의당마저 문 대통령 시정연설에 대해 "자화자찬 K시리즈에 가려진 K불평등을 외면한 연설"이라면서 "대통령은 경제지표는 선진국인데 왜 시민 삶은 선진국이 아닌지 답을 내놨어야 했다"고 혹평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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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실패 등은 어물쩍 넘어가
현실과 괴리된 인식에 국민 참담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이후 소비, 투자, 수출, 고용 지표 등을 언급하며 “최근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경제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했다. 선진국 중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가장 빨리 회복했으며, 소비·투자가 활력을 되찾고 고용도 위기 이전 수준의 99.8%까지 회복했다고 주장했다. 먹고살기도, 일자리 구하기도 어려워 좌절하는 자영업자와 청년들 인식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이 1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 6명 가운데 1명은 기준 중위소득의 50%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대학생의 65%가 구직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충격적 조사 결과(한국경제연구원)도 있었다. 대통령 눈에는 이런 현실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국민적 분노의 대상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 문제이면서 개혁 과제”라고 한마디 언급하고 어물쩍 넘어갔다. 문 대통령은 2019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선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원상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집값과 전셋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대통령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국민들은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는데도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국민의 고통에 대해서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것이다.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온당한 자세가 아니다.
문 대통령의 현실과 괴리된 인식과 자화자찬식 화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임기 말까지 대통령의 공허한 자기 자랑을 들어야 하는 국민은 참담하다. 오죽하면 정의당마저 문 대통령 시정연설에 대해 “자화자찬 K시리즈에 가려진 K불평등을 외면한 연설”이라면서 “대통령은 경제지표는 선진국인데 왜 시민 삶은 선진국이 아닌지 답을 내놨어야 했다”고 혹평했겠나. 국민 대다수의 심정도 이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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