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 TV토론.. '이재명 협공' 차분하고 미묘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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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 주자 4인은 25일 대전에서 열린 충청권 TV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부각하는 데 노력했습니다.
서로 면전에서 고성을 지르며 인신공격을 마다하지 않던 근래 몇 차례의 TV 토론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는데, 경선 과열 속 네거티브전이 계속되는 것은 야권 전체에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한결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사이에서는 때때로 확연한 대결 분위기가 유지됐습니다.
국민의힘 당내 본경선 돌입 후 일곱 번째로 진행된 TV 토론의 '타깃'은 본선에서 대적할 이재명 후보였습니다.
홍 의원은 이 후보에 대해 "전 국민이 알다시피 품행 제로"라며 "전형적인 포퓰리스트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로 가는 완행열차라면 이 후보는 급행열차"라고 악평했습니다.
그는 "대장동 비리뿐 아니라 선거법 위반 재판 때 변호사비 대납 문제가 있다"며 "그 액수가 20억 원이 넘을 텐데 유야무야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흙수저' 출신을 강조하는 이 후보를 겨냥해 "1980년대 20대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금수저"라며 "이미 특권층에 편입된 것"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어 "흙수저로서 자기와 같은 입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아끼는 마음이 있었다면 대장동 같은 일은 생길 수 없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 소득 관련해, "돈은 모아야 힘이 생기는데 이걸 푼돈으로 만드는 재주를 갖고 있다"고 저격했습니다.
주자 간에는 덕담을 주고받는 여유를 보였는데 윤 전 총장에 번번이 날을 세워온 홍 의원이 원 전 지사나 유승민 전 의원에게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홍 의원은 '이 후보와 1대1 토론하면 홍 후보가 잘할 것 같나 제가 잘할 것 같나'라는 원 전 지사의 질문에 "원 후보님이 저보다는 더 잘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또 유 전 의원이 자신의 공매도 폐지 공약 허점을 파고들자 "유 후보가 경제 전문가니까 제가 다시 돌아가서 우리 참모들하고 논의해보겠다"고 물러섰습니다.
원 전 지사는 윤 전 총장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냈는데, 토론 초반 홍 의원으로부터 "말썽 많은 후보"라고 공격당한 윤 전 총장이 '실력과 도덕성 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라고 묻자 원 전 지사는 "진정한 능력자들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화기애애하지만은 않고 주자들 간의 미묘한 신경전은 여전했습니다.
먼저 홍 의원은 자신이 과거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법안 의결에 불참했던 일을 윤 전 총장이 거론하자 "그걸 꼭 시비를 걸면서 질문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이어 "우리 국회도 상하 양원제로 가야 한다"며 "윤 후보님이 국회에 안 들어와 봐서 모르지만 국회에서 분쟁이 일어나면 해결할 길이 없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윤 전 총장은 노사정 사회적 대타협 관련해, "홍 후보님은 늘 강경하게 진압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만 해서 과연 될 수 있는 문제인가"라며 "현실적인 방법이 중요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홍 의원이 "이재명 후보는 '초등학교 다닐 때 담임 선생한테 많이 맞았다면서, 다음에 커서 선생이 되면 애들을 무참하게 패주고 싶다'고 했다"고 하자, 이번에는 유 전 의원이 "패버리고 싶다는 건 홍 후보님 18번 아닌가"라고 '뼈있는' 농담을 했습니다.
원 전 지사는 '양강'을 형성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염두에 둔 듯 "(유권자들이) 국민의힘 후보들은 너무 왕처럼 군다면서, '이월상품'이라며 싫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TV 토론에서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나와 논란을 일으킨 윤 전 총장과 2017년 대선 보수정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홍 의원을 동시에 저격했습니다.
이에 홍 의원은 "저는 왕자를 쓰지도 않았다"며 "이월상품은 다 이월상품이다. 아닌 사람은 윤 후보 한 사람 뿐"이라고 반박했고, 윤 전 총장은 "제가 왕처럼 굴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고발 사주' 의혹 사건과 관련, 손준성 검사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강력히 비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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