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투자 협약' 믿고 돈 빌려줬다가 피해 잇따라

손원혁 2021. 10. 2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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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이 신생 업체, 무슨 능력일까요.

마스크 생산을 시작하기도 전에, 창원시와도 투자 협약을 했습니다.

창원시는 이 업체로부터 2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결국 무산됐는데요,

그런데 이런 협약들을 믿고 이 업체에 돈을 빌려줬다가 받지 못하는 피해 사례가 잇따라 경찰에 접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손원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신생 마스크 업체가 고성군에 이어 창원시와 투자 협약을 맺은 건 지난해 8월, 마스크 생산을 시작한 지난해 10월보다 두 달 전입니다.

창원시는 이 업체가 마산자유무역지역에 210억 원 투자와 500명 고용 창출을 약속했다고 홍보했지만, 투자는 없던 일이 됐습니다.

수출 실적이 없어 마산자유무역지역 입주 자격조차 되지 않았던 겁니다.

산업통상부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에 입주 상담도 없었습니다.

마산자유무역지역 관리원은 "뉴스를 보고 알았다, 이후 창원시의 문의에 대해 입주 자격이 안 된다고 알렸다"라고 밝혔습니다.

창원시는 투자 협약은 법적 효력이 없고 수주계약서와 고성 공장 방문을 거쳐 협약에 이르렀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업체는 고성에 공장 일부를 준공한 지 불과 두 달만으로 마스크 제품 허가도 받기 전이었습니다.

[창원시 관계자 : "면밀히 검토를 하면 좋겠지만, 투자를 적극적으로 기업을 유치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신뢰 하에 저희들이 투자 의향서를 체결했고요. 법적 강제성이 없습니다."]

업체는 이어 창원대학교와 도립거창대학과도 산학협력을 맺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자치단체 투자 협약과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믿고 자금 투자나 대여를 했던 사람들의 채권 해결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피해 주장 채권자/음성변조 : "그니까 믿을 수밖에 없죠. 솔직히 기자님이라면 그렇게 시장하고 같이 앉아서 자기 공장의 브랜드를 걸고 MOU(협약 체결)도 하고 하니까."]

해당 업체 대표와 관련해 금전 피해를 주장하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사람은 모두 6명, 피해 규모는 25억 원에 이릅니다.

[박남용/창원시의원 : "(협약을) 보증으로 많은 시민이 이해하는데 거기에 대해서 해당 부서에서 공문 하나 없이 진행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좀 어떤 형태로든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업체는 식약처로부터의 마스크 제품 허가가 늦어지면서 수주 계약이 다량 취소되면서 빚어진 경영상의 일들이라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이하우/그래픽:박재희

손원혁 기자 (wh_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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