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연발→호수비 교환→무승부' 혼돈의 엘롯라시코. LG 7G 연속 무승 [잠실리뷰]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KBO리그 화제의 더비 '엘롯라시코'다웠다. 퍼펙트로 호투하던 투수는 갑작스럽게 무너졌고, 양쪽에서 수비 실수가 쏟아졌다. 1루에서만 비디오판독 4번 포함 판정 논란이 5번이나 이뤄졌고, 역대급 호수비도 주고받았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 롯데자이언츠의 맞대결은 4대4 무승부로 끝났다. 정규시즌 우승과 가을야구를 꿈꾼 두 팀의 혈투는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키움-두산과 맞붙은 지난주는 LG에겐 류지현 감독의 표현처럼 "1년중 가장 중요한 1주일"이었다. 6경기 중 5경기에 등판한 마무리 고우석을 비롯한 불펜은 연투를 감수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LG는 3무3패에 그쳤다.
리그 우승과 가을야구로 목표는 다르지만, 양팀 공히 잔여경기 전승을 거둔 뒤 타 팀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하는 상황. 롯데는 박세웅, LG는 4일 휴식한 켈리를 내세웠다.
불펜 소모가 컸던 점을 감안해 류지현 LG 감독은 이날 롯데전에 고우석을 포함한 필승조 전원(김대유 김윤식 정우영 고우석)의 휴식을 선언했다. 유격수도 오지환 대신 구본혁이 선발로 나섰다. 다만 "순위가 결정될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래리 서튼 감독도 전준우 정훈을 벤치로 돌렸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기 초반은 내외야 할 것 없는 LG 수비진의 실수 연발 속 롯데의 리드였다. 특히 신예 구본혁과 이영빈의 실수가 거듭됐다.
1회초에는 1루 커버를 들어온 켈리와 이영빈이 겹치며 타자 안치홍까지 3명이 1루에서 부딪힐 뻔했다. 다행히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다음타자 손아섭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3회에는 구본혁의 악송구로 선두타자 마차도가 출루했고, 이어진 1,3루에서 구본혁의 포구 실수로 LG가 1점을 헌납했다. 병살타가 타점을 올리는 내야 땅볼로 바뀌었다.
4회에는 우익수 채은성의 낙구 포착 실수로 김민수의 우측 뜬공이 2루타가 됐다. 이들 실수중 이날 명백한 실책으로 기록된 타구는 하나도 없었다. 결국 자책점과 피안타 개수,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만 올라간 켈리의 기록만 나빠졌다. 그래도 켈리는 6이닝 3실점으로 버텨냈다.
반면 박세웅은 4회 2사까지 주자 한명 내보내지 않고 LG 타선을 퍼펙트로 꽁꽁 묶었다. 하지만 문성주의 우전안타로 퍼펙트가 깨졌고, 이때 박세웅의 손톱이 깨지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이어진 6회말. 선두타자 유강남이 안타로 출루했고, 대타 문보경의 타구는 2루 정면으로 향했다. 여기서 안치홍의 결정적인 실책이 나왔다. 이어진 서건창의 밀어내기 볼넷, 채은성의 빗맞은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승부가 뒤집혔다. 박세웅은 예정보다 빠른 82구만에 마운드를 내려가야했다.
7회초 롯데는 대타 전준우가 안타로 출루했고, 함덕주는 단 3구만에 팔꿈치 불편으로 교체됐다. 대주자 장두성이 마차도의 내야땅볼 때 3루까지 진루할 때 류지현 감독은 송구 방해를 지적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이어 신용수의 1루쪽 파울 플라이를 이영빈이 착각하고 고의 낙구하는 실수도 이어졌다. 하지만 백승현이 신용수를 삼진 처리했고, 이어진 이대호의 유격수 깊은 안타성 타구를 오지환이 환상적인 수비로 틀어막았다.
롯데는 8회초 1사 후 손아섭의 중전안타에 이은 한동희의 1타점 2루타로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반면 LG는 8회말 홍창기 서건창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롯데는 배성근이 3루쪽 파울플라이를 허무하게 놓쳤지만, 2사 2,3루에서 오지환의 안타성 라인드라이브를 장두성이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로 낚아채 팀을 살렸다.
LG는 이정용, 롯데는 구승민이 실점없이 9회를 틀어막으며 무승부를 완성했다. LG는 9회말 문성주의 안타에 이은 이성우의 보내기번트로 마지막 기회를 잡았지만, 유강남 이형종이 잇따라 범타로 물러나며 승리에 실패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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