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반도체 대란'.."자체 생산에 사활"

[앵커]

"2023년 까지는 반도체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인텔의 최고경영자, 팻 겔싱어의 말입니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실제 인텔은 3분기 PC 생산부문 매출이 2%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컴퓨터만이 아닙니다.

반도체가 들어가는 자동차와 가전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가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데요.

문제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동남아 반도체 공장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다 중국의 전력난까지 겹치면서 반도체 원재료 공급마저 원활치 못한 상황입니다.

이러면서 '산업의 쌀'로 비유되는 반도체를 스스로 생산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김영민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자동차 판매 전시장.

고객들의 발길은 이어지지만 당장 살 수 있는 차량은 거의 없습니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차량을 제때 생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대차 영업 담당 :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인해서 (차량 인도까지) 옵션에 따라서 4개월일 수도 있고, 6개월이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있었나요?) 없었고요."]

실제 지난 3분기 국내 자동차 생산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20% 넘게 감소했습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다음 달까지 생산규모를 크게 줄일 예정입니다.

반도체 품귀 현상은 산업 전분야로 확산됐습니다.

삼성의 최신 휴대전화는 생산량 부족으로 사전예약이 2차례 연장되기도 했고, 애플은 아예 신제품 생산을 천만 대나 줄였습니다.

[노근창/현대차증권 센터장 : "자동차 반도체 부족난 때문에 다른 반도체 생산 능력까지 자동차 반도체에 할당하면서 기타 가전 반도체까지 공급난을 겪는 그런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으로…"]

기업들도 앞다퉈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핵심은 반도체 직접 생산입니다.

먼저 현대차가 차량용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겠다고 선언했고, 애플과 페이스북, 구글 등도 반도체 생산에 뛰어들었습니다.

삼성전자는 해외의존도가 높은 시스템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김양팽/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 "앞으로 다양한 플랫폼 사업 속에서 서비스들이 제공되면서 그 서비스에 특화된 반도체를 만들고자 하는 기업들은 많이 나타날 전망입니다."]

정부는 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반도체 자체생산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 K-반도체 전략을 좀 더 세밀히 추진해나갈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영민입니다.

김영민 기자 (public@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