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스 누출 당시 수동 조작 버튼 주변에 특정인 머물러"
[경향신문]
금천구 공사 현장 사망 사고 진술 확보…CCTV 분석
부검·합동 감식…국과수 통해 고의·과실 여부 밝힐 듯
서울 금천구 공사 현장 소화약제 누출 사고 당시 해당 설비 ‘수동 조작’ 버튼 주변에 특정인이 머문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해당 인물이 고의로 스위치를 작동해 가스를 누출시켰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5일 “이산화탄소 설비가 작동했을 당시 해당 시간대에 수동 조작 버튼 주변에 사람이 있었다는 게 확인됐다”며 “작동 당시 정황에 대해 고의인지 과실인지 여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식을 통해 밝히겠다”고 밝혔다.
2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사전담반을 꾸린 서울 금천경찰서는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고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 중이다.
지난 23일 금천구 가산메트로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 현장 지하에서 이산화탄소 소화약제 누출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장에는 화재에 대비해 무게 58㎏, 용량 87ℓ의 소화설비 약 130병이 있었는데 이 중 123병에서 약제가 누출됐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50세 남성과 45세 남성이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호흡기에 중상을 입은 2명 중 1명이 25일 새벽에 숨져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중상을 입은 1명과 경상을 입은 17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사망한 3명에 대한 부검을 26일 진행할 예정이다. 같은 날 국과수와 합동 감식도 실시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고의성 여부와 별개로 소화설비가 설치된 작업 현장의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는 가스계 소화설비의 일종으로, 스프링클러처럼 화재를 진압하는 설비다. 전기실·기계실같이 화재를 진압하는 데 물을 쓸 수 없는 곳에 주로 설치한다. 이산화탄소를 방출해 산소의 농도를 낮춰 불을 끄는 원리다. 이산화탄소를 소화약제로 사용하는 설비의 경우 대부분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공간에 설치한다.
문제는 평소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공간에서 공사나 작업을 할 때 설비가 오작동하면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고 역시 데이터센터 공사 현장에서 가스를 분사하는 수동 조작 버튼이 눌려 이산화탄소가 방출됐고, 작업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해당 버튼은 덮개에 싸여 있었지만 별도 잠금장치는 없어 아무나 덮개를 열고 조작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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