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불법도청 의혹' 서울 남대문서로 배당 [종합]
[스포츠경향]
‘불법도청’ 의혹을 받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서울시청)에 대한 경찰 수사가 개시 될 것이라는 스포츠경향 25일 단독 보도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심석희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 사건을 이날 남대문경찰서에 배당해 수사하도록 했다.
심석희는 평창 동계올림픽기간이던 2018년 2월 A코치와 카카오톡 메신저로 다른 선수를 불법도청한 정황이 담긴 대화를 나눴다. 심석희는 고의충돌 의혹이 일고 있는 최민정을 직접 언급하며 이들이 나간 뒤 라커룸에 녹음기를 두고 가겠다는 메신저 대화를 A코치와 나눴다.
A코치는 심석희에게 “첫 진출을 축하한다”고 하자 심석희는 “최민정이 감독에게 뭐라고 지껄이나 들으려고 라커룸에 있는 중”이라며 “녹음해야지”라고 욕설이 담긴 답변을 했다.
이밖에 심석희는 이날 “핸드폰 녹음 켜놓고 라커룸에 둘 거니까 말조심하고 문자로 하자”라는 대화를 A코치에게 보냈다. 또 “지금 라커룸에 이유빈과 나, 최민정, 박세우 코치가 있는데 내가 나가면 계주 이야기를 할 것 같다”며 “안 나가는 중인데 그냥 녹음기 켜둘까”라고 A코치에게 질문했다. 이에 A코치는 “응”이라고 답했고 심석희는 “ㅇㅋ”라고 했다.
심석희 발언대로 라커룸에서 몰래 녹음이 이뤄진 것이 사실이라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 통신비밀보호법 14조(타인대화비밀침해금지)에 따르면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 대화를 녹음하거나 다른 수단을 이용해 청취할 수 없다.
앞서 한 민원인은 불법 도청을 한 그를 처벌해달라는 취지로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고, 이 민원은 서울경찰청으로 이첩됐다. 고발을 제기한 민원은 “빙상연맹에서 ‘제 식구 감싸기’ 혹은 ‘꼬리 자르기’를 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러운 마음에 수사 기관에 직접 고발하게 된 만큼, 철저한 수사를 통해 본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국민적인 우려를 불식시켜 주기 바란다”며 “빙상연맹 측은 많은 국민의 시선이 쏠린 만큼, 신속하고 엄정히 조사해 위법 사실을 파악하는 즉시 수사 기관에 관련 자료를 제출해 수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게 해 달라”고 했다.
한편, 심석희는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여자부 1위에 올라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되찾았고 월드컵시리즈 출전을 준비하며 대표팀에서 훈련하고 있었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동료를 험담하고 경기 중 최민정을 경계하기 위해 고의 충돌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되자 빙상연맹은 진상 조사를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 중이다.
조사에 앞서 대표팀 분위기를 고려해 심석희를 훈련에서 분리했고 월드컵 시리즈 엔트리에서도 제외가 됐다.
이선명·손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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