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회복' 언급한 문 대통령, 대장동·검찰개혁에는 '침묵'

정대연·유설희 기자 2021. 10. 2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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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마지막'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장동 의혹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좌석 앞에 놓고 시정연설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 연설에 17번 박수로 호응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번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5년 연속 국회 찾아 “소외 없는 포용적 일상·경제 회복 전력”
민주당 “새 도약 이정표”…국민의힘 “특검 수용” 팻말 시위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마지막까지 위기 극복에 전념해 완전한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기 6개월을 남겨둔 상황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성장동력 확보에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한반도 전쟁위기,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 등을 거론하면서 “임기 내내 국가적 위기의 연속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5년 연속 국회를 찾은 첫 대통령이 됐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6차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전례 없는 확장재정을 통해 극복했다며 “주요 선진국 중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가장 빨리 회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경제회복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정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회복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시대 등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초고속 성장해 온 이면에 그늘도 많다”면서 저출산, 노인 빈곤율, 자살률, 산재 사망률을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 문제이면서 개혁과제”라며 “마지막까지 미해결 과제들을 진전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다음 정부로 노력이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604조4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코로나 위기로부터 일상과 민생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한 예산”이라며 포용적 회복, 미래형 경제구조로의 전환, 국민의 안전·삶의 질 향상에 예산안의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예산은 다음 정부가 사용해야 할 첫 예산”이라며 “여야를 넘어 초당적으로 논의하고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35분가량 연설하며 가장 많이 말한 단어는 ‘위기(33번)’ ‘경제(32번)’ ‘회복’ ‘지원’(각 27번)이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검찰 개혁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과 관련한 발언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한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국회가 많은 힘을 모아줬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입법 성과에 대해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등 이례적으로 국회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시정연설을 두고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정표를 담대하게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마지막 예산안 시정연설까지도 고장난 라디오처럼 자화자찬을 틀어댈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연설 동안 ‘대장동 특혜비리 특검 수용하라’ 등 팻말을 좌석 앞에 놓고 시위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자화자찬 K시리즈에 가려진 K불평등은 외면한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정대연·유설희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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