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회복' 언급한 문 대통령, 대장동·검찰개혁에는 '침묵'
[경향신문]
5년 연속 국회 찾아 “소외 없는 포용적 일상·경제 회복 전력”
민주당 “새 도약 이정표”…국민의힘 “특검 수용” 팻말 시위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마지막까지 위기 극복에 전념해 완전한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기 6개월을 남겨둔 상황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성장동력 확보에 정부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한반도 전쟁위기,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 등을 거론하면서 “임기 내내 국가적 위기의 연속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5년 연속 국회를 찾은 첫 대통령이 됐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6차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전례 없는 확장재정을 통해 극복했다며 “주요 선진국 중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가장 빨리 회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경제회복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정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회복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시대 등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초고속 성장해 온 이면에 그늘도 많다”면서 저출산, 노인 빈곤율, 자살률, 산재 사망률을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 문제이면서 개혁과제”라며 “마지막까지 미해결 과제들을 진전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다음 정부로 노력이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604조4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코로나 위기로부터 일상과 민생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한 예산”이라며 포용적 회복, 미래형 경제구조로의 전환, 국민의 안전·삶의 질 향상에 예산안의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예산은 다음 정부가 사용해야 할 첫 예산”이라며 “여야를 넘어 초당적으로 논의하고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35분가량 연설하며 가장 많이 말한 단어는 ‘위기(33번)’ ‘경제(32번)’ ‘회복’ ‘지원’(각 27번)이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검찰 개혁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과 관련한 발언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한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국회가 많은 힘을 모아줬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입법 성과에 대해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등 이례적으로 국회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시정연설을 두고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정표를 담대하게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마지막 예산안 시정연설까지도 고장난 라디오처럼 자화자찬을 틀어댈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연설 동안 ‘대장동 특혜비리 특검 수용하라’ 등 팻말을 좌석 앞에 놓고 시위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자화자찬 K시리즈에 가려진 K불평등은 외면한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정대연·유설희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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