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신망 안정적 관리 중요성 일깨운 KT 먹통 사태

입력 2021. 10. 2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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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KT 유·무선 인터넷망이 전국적으로 일시 마비된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 직원이 점심시간에 가게를 찾은 손님들에게 카드기기 오류로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KT의 전국 유·무선 인터넷망이 25일 오전 11시20분쯤부터 약 40분간 먹통이 돼 피해가 속출했다. 인터넷 접속이 갑자기 마비되자 KT망을 이용하는 관공서·회사·은행·병원·학교·영업장 등에서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며 시민들이 큰 불편과 혼란을 겪었다. KT는 먹통 사태를 초래한 네트워크 과부하의 원인을 대규모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이라고 밝혔다가 2시간 후 ‘경로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로 정정했다. 내부 장비와 시스템의 고장 또는 관리 문제가 원인이라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이름이 민망한 사고이다.

먹통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피해는 인터넷 불통 대란을 체감하기 충분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재택근무자의 비대면 화상회의는 중단됐고, 메일·메신저 연결도 끊겼다. 학교 원격수업도 진행되지 못했고, 일부 대학은 중간고사 일정을 연기했다. 온라인 접수·결제 시스템도 무용지물이 됐다. 식당과 편의점에서 현금결제를 해야 했고 배달 앱은 이용 불능이었다. 은행·병원에서는 통신망이 복구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인터넷 연결이 끊기면 일상이 멈춘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KT의 통신 먹통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1월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나 인근 마포·용산·서대문구 등지의 유·무선 통신이 두절되며 지역 상권이 마비됐다. 당시 KT는 피해 가입자들에게 요금 감면 등 조치를 취하며 통신 시설·시스템 강화를 통해 통신 재난사고 재발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불과 3년 만에 비슷한 사고를 반복하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더구나 KT는 사고 원인을 섣불리 외부 요인으로 돌렸다가 2시간 후 내부 문제로 파악하는 등 갈팡질팡했다. 스스로 불신을 키운 것이다.

KT는 이유를 막론하고 국가기간통신망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KT는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는 한편 피해 보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 설정 오류의 원인은 장비 고장이든 점검 불량이든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 KT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국 인터넷 먹통 사태가 심각한 재난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안전점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말뿐인 재발 방지책은 아무 소용이 없다. 정부는 KT를 포함해 국가 통신망 전체의 안전 실태를 재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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