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세운 개인정보 보호정책, 애플만 배불렸다
전 세계 3억 명이 이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은 지난 22일 주가가 26% 넘게 폭락했습니다. 이날 올 3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치(11억 달러)를 밑도는 10억7000만달러(약 1조2500억원)에 그쳤다고 발표한 여파였습니다. 회사 측은 “4분기에는 성장이 더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며 이날 주가가 각각 5.05%, 4.83% 급락했습니다.
글로벌 소셜미디어(SNS) 업체들의 실적에 먹구름이 낀 것은 애플이 지난 4월 시행한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의 여파입니다. 애플은 사용자가 아이폰에서 특정 모바일 앱을 사용할 때 해당 앱이 사용자의 검색 기록이나 활동 내역을 수집하는 것을 허용할지 말지 사용자가 선택하게 했습니다. 애플이 내세운 명분은 “아이폰 이용자의 프라이버시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것이었습니다만 앱 업체들로서는 사용자의 검색 기록을 이용한 맞춤형 광고를 하기 어렵게 된 것입니다.
이 조치 이후 미국 내 아이폰 사용자 10명 중 9명이 앱 추적을 막았고, 맞춤형 광고가 주요 수익원이던 소셜미디어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페이스북은 올해 광고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에서 다른 앱의 맞춤형 광고를 차단하면서 뜬금없이 애플의 모바일 광고 매출이 급등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애플의 앱스토어 기반 검색 광고 이용률은 1년 전(17%)보다 3배 이상 늘어난 58%로 추정됩니다. 광고주들이 광고 효과가 떨어진 소셜 미디어 업체 대신 애플에 직접 광고비를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게다가 애플은 사용자가 앱스토어에서 앱 검색어를 입력하면 애플에 광고비를 많이 낸 업체의 앱을 맨 위에 보여주는 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했습니다.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은 포장에 불과했고, 실제로는 광고 수익을 독식하려는 술수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애플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압도적인 글로벌 1위 기업인데도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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