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죽비 맞았다'더니..문 대통령, 마지막 시정연설서 "풀지 못한 숙제" 자인

박상길 2021. 10.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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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년 반 동안의 국정 전반을 되돌아보는 마지막 시정연설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풀지못한 숙제라는 표현을 쓰며 사실상 실패를 인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열린 마지막 국회 시정연설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최고의 민생문제이며 개혁과제"라고만 짧게 언급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깊숙이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그 중요성은 여전히 국정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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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년 반 동안의 국정 전반을 되돌아보는 마지막 시정연설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풀지못한 숙제라는 표현을 쓰며 사실상 실패를 인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열린 마지막 국회 시정연설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최고의 민생문제이며 개혁과제"라고만 짧게 언급했다. 예년에 비해 부동산 문제에 대한 언급 비중을 줄인 것이다. 올해 5월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됐다"며 "재보선에서 죽비를 맞았다"고 한 것에 비하면 원론적 수준의 언급이다. 작년 국회 시정연설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단호하다"고 한 것과 비교해도 수위가 낮은 편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임대차 3법의 조기 안착과 함께 중형 공공임대아파트 공급 확대로 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부동산 시장 상황이나 정부의 해법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삼간 것은 부동산 문제가 정부의 목표만큼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부동산 가격 '고점'을 경고하고 있지만, 집값 안정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1639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작년 9월 10억312만원으로 10억원을 넘겼고 7개월 만인 올해 4월 11억1123만원으로 11억원을 돌파했는데 그 뒤로 다시 6개월 만에 1억원이 더 오른 것이다.

작년 12월 10억4299만원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1억7340만원이 올랐고, 작년 10월 10억971만원에 비해서는 1년 만에 2억668만원 상승한 수치다.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값도 꾸준히 상승세다. 이달 경기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9110만원으로, 대출 규제선인 6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서민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의 주택에만 적용된다.

올해 17개 시·도에서 집값 상승세가 가장 매서운 인천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지난달 4억1376만원으로 4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달 4억2471만원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수도권 전체적으로는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7억7249만원,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4132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 같은 형국에서 다시 한번 부동산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시선에 따라서는 공수표를 남발하는 것과 같은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임기가 채 7개월이 남지 않은 여건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부동산 대출 규제 등 사실상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내놓은 상황에서 임기 내 극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점을 염두에 두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 임기 내 마지막 국회 시정연설인 이날 연설 대부분이 취임 후 4년여의 성과를 자평하는 데 초점을 맞춘 만큼 부동산 이슈도 이와 궤를 같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깊숙이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그 중요성은 여전히 국정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죄송함의 크기는 천근의 무게"라면서 "부동산 정책의 변곡점을 지켜보는 민감한 시점이라 대통령이 간략히 언급했지만, 그 안에 많은 뜻이 내포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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