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홀릭' 2030..백화점 VIP 라운지 접수한다

이상현 2021. 10. 2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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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이달 24일 압구정본점 2층에 선보인 아스티에 드 빌라트 매장. 프랑스산 40만원대 접시, 80만원대 화병 등을 파는 매장이다. [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

2030 소비자들이 명품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올랐다.

가격이 비싼 상품이더라도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결제하는 '플렉스(Flex)' 문화의 영향으로 보인다. 백화점 VIP 고객 중에서도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어 유통업계가 대응에 나섰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30 세대는 지난해 3대 주요 백화점 전체 명품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백화점별로는 현대백화점에서 65.8%, 신세계백화점에서 50.7%, 롯데백화점에서 44.9%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17.2%P, 1.4%P, 3.5%P가 각각 늘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의 'MZ세대 라이프스타일 키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소비문화는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서 MZ세대가 결제한 비중이 73%에 달한 것. 같은 기간 X세대가 결제한 금액은 23% 남짓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16년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 백화점에서 100만원 이상 결제한 건수 증가율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남성이 300%, 20대 여성이 179%로 집계됐다. 30대의 경우 남성이 164%, 여성이 121%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40대가 평균 144.5%, 50대가 60.5%, 60대가 18% 늘어난 것보다 현저하게 눈에 띄는 변화다.

2030 소비자들 사이에서 최근 명품이 큰 인기인 데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이달 8일 경기점 지하1층~2층에 새롭게 선보인 명품·화장품 전문관. 지하 1층에 명품 전문관을 선보이는 건 백화점 업계 최초다. [사진 제공 = 신세계백화점]

아직 취업하지 않았더라도 주식이나 코인 투자, 명품 재판매(리셀), 유튜브 등 플랫폼을 이용한 광고 수익 창출, 아르바이트 등으로 경제력과 소비력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대표적이다. 기성세대와 달리 직장 월급이 아니더라도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이 다양해졌다는 것.

그런가 하면 젊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만족감을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빈도가 잦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통업계도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저마다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 업계 최초로 2030 전용 VIP 멤버쉽 프로그램을 도입한 현대백화점은 이달 15일부터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30대 이하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클럽 YP 라운지' 운영을 시작했다. 'YP'는 젊음을 뜻하는 '영(Young)과' 'VIP'의 마지막 글자를 따 조합한 것.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최근 강남점 1층을 럭셔리 뷰티 체험공간으로 재단장하고 스트리트 패션 상품을 모아둔 편집숍을 입점했다. 또 롯데백화점은 MZ세대의 유입을 늘리고자 영등포점 1층에 '힙(Hip)화점'을 열고, 국내 최초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소인 '아웃오브스탁'을 운영 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MZ세대로 통하는 2030 소비자들은 기성세대보다 과감하게 투자, 결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며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가격에 상관없이 아낌없이 투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명품 구매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도 많이 바뀌어 가는 추세"라며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 안정되면 젊은 소비자들의 명품 구매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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