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맨유, 결과와 내용은 물론 매너에서도 완패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10. 2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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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유, 리버풀전 0-5 대패
▲ 맨유, PL 출범 이래로 전반 4실점은 구단 역대 최초
▲ 맨유, PL에서 리버풀에게 5실점 이상 허용한 건 이번이 처음
▲ 맨유, 포그바 퇴장 & 옐로 카드 6장
▲ 맨유, 카드 7장은 구단 역대 PL 1경기 최다 타이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리버풀과의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졸전 끝에 0-5 치욕적인 대패를 당했다. 무엇보다도 거친 플레이로 폴 포그바의 퇴장에 더해 많은 옐로 카드를 적립하면서 매너에서도 지는 촌극을 연출했다.

맨유가 올드 트래포드 홈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1/22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9라운드에서 0-5 역사적인 대패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맨유는 최근 PL 2연패 포함 4경기 무승(1무 3패)의 부진에 빠지며 5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1위를 달렸으나 7위로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맨유가 전반전에만 4실점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는 데에 있다. 전반전 4실점은 맨유가 PL이 출범한 1992/93 시즌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다. 게다가 맨유가 노스웨스트 더비 라이벌 리버풀에게 PL에서 5실점 이상을 허용한 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에 더해 5골 차 패배는 맨유의 PL 홈경기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 타이에 해당했다. 이전엔 2011년 10월 맨체스터 시티전 1-6 대패와 2020년 10월 토트넘전 1-6 대패가 있었다. 5골 차 홈 대패 중 2번이 현 감독 올레 군나르 솔샤르 체제에서 기록한 것이다.


단순 결과만이 아닌 내용 면에서도 완패를 당했다. 맨유는 홈임에도 점유율에서 36대64로 크게 열세를 보였고, 슈팅 숫자에서도 12대19로 밀렸다. 특히 유효 슈팅에선 4대8로 리버풀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

두 팀의 격차를 크게 벌린 요소 중 하나는 바로 활동량과 전력질주의 차이에 기인하고 있다. 리버풀 선수들이 107.13km를 달리는 동안 맨유 선수들은 103.48km에 그쳤다. 전력질주에선 리버풀이 150회로 맨유(136회)보다 14회를 더 많이 기록했다. 리버풀 선수들이 맨유 선수들보다 더 빨리 더 많은 거리를 뛰면서 지역별로 수적 우위를 점해나갔다고 할 수 있겠다. 이마저도 리버풀이 후반 4분 만에 5-0으로 크게 앞서나가면서 이후 체력 안배에 나섰기에 그나마 양 팀의 활동량 및 전력질주 격차가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리버풀은 에이스인 오른쪽 측면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와 3명의 중앙 미드필더들 중 오른쪽에 위치한 나비 케이타, 그리고 오른쪽 측면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지속적으로 삼각 대형을 그리면서 맨유의 왼쪽 측면을 공략했다. 하지만 맨유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마커스 래쉬포드는 물론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의 왼쪽에 위치한 프레드와 두 명의 중앙 수비수 중 왼쪽에 위치한 해리 매과이어가 왼쪽 측면 수비수 루크 쇼를 수비적으로 보완해주지 않는 모양새였다. 당연히 쇼는 리버풀 세 선수들(살라, 케이타, 아놀드)의 합작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맨유 vs 리버풀 선발 라인업 및 포메이션(Powered by OPTA)
결국 리버풀의 5골은 모두 이들로부터 나왔다. 먼저 리버풀은 경기 시작하고 5분 만에 역습 과정에서 살라의 전진 패스를 케이타가 슈팅으로 가져가며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13분경, 리버풀 왼쪽 측면 수비수 앤드류 로버트슨의 대각선 크로스를 케이타가 받아서 측면으로 내주었고(이 과정에서 쇼와 매과이어가 동선이 겹치면서 충돌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이를 아놀드가 땅볼 크로스로 깔아준 걸 먼포스트에서 쇄도해 들어온 리버풀 왼쪽 측면 공격수 디오구 조타가 슬라이딩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38분경엔 살라의 슈팅이 슈팅 맞고 뒤로 흐른 걸 케이타가 지체없이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살라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이대로 45분이 지나면서 전반전은 3-0으로 마무리되는 듯싶었다. 하지만 리버풀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추가 시간 4분경(45+4분)에 피르미누가 볼을 받는 과정에서 매과이어 태클에 소유권을 잃었으나 커버를 들어온 로버트슨이 패스를 내주었고, 조타의 횡패스를 살라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며 전반전을 4-0으로 마무리했다.

다급해진 맨유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오른쪽 측면 공격수 그린우드를 빼고 중앙 미드필더 폴 포그바를 투입하면서 중원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포그바 교체 카드는 대실패로 돌아갔다. 후반 시작하고 4분 만에 포그바가 볼을 끄는 걸 리버풀 수비형 미드필더 조던 헨더슨이 가로채선 수비 사이를 파고 드는 환상적인 장거리 스루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받은 살라가 골을 추가하며 5-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비단 결과와 내용 만이 아닌 매너에서도 맨유는 완패를 당했다. 리버풀은 이 경기에서 단 하나의 경고도 받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경기 매너를 보여주었다. 반면 맨유는 무려 6장의 옐로 카드를 받았고, 심지어 후반 13분경엔 포그바가 케이타에게 양발 태클을 감행해 퇴장을 당하는 우를 범했다. 이 과정에서 케이타는 부상을 당해 교체되고 말았다.

이 외에도 맨유는 전반 종료 직전,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리버풀 중앙 미드필더 커티스 존스와 볼 경합 과정에서 다리를 높게 들어서 넘어뜨린 후 신경질적인 행동으로 상대가 쓰러진 상태에서 배 쪽에 있는 볼을 걷어차는 과격 행위를 보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맨유 공격형 미드필더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태클을 높게 가져가면서 존스의 발목을 가격했다. 후반 9분경엔 매과이어가 조타에게 백태클 파울을 범했다. 이는 모두 퇴장이 나왔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파울들이었다.

맨유가 7장의 카드를 받은 건 구단 역사상 PL 1경기 최다 카드 타이에 해당한다. 이전엔 2008년 2월 토트넘전과 9월 첼시전에 7장의 카드를 받은 바 있다. 그마저도 당시엔 퇴장자 없이 옐로 카드만 7장을 받았었다. 즉 이번이 맨유가 가장 거친 플레이를 펼치면서 가장 많은 카드를 받은 경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렇듯 맨유는 결과와 내용은 물론 매너에서도 패하며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라이벌전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래저래 맨유 입장에선 두고두고 지울 수 없는 치욕적인 노스웨스트 더비 대패의 한 장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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