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역 맡아 드라마와 함께 성장.. 어릴적부터 K콘텐츠 열성팬"
푸켓 배경 두 소년 성장기 담은 '선셋'
섬세한 연기 압권.. 국내서도 큰 인기
실제 오랜 친구 빌킨·피피 '투톱' 열연
"우리는 '연결된 사이'.. 서로 존중·지지"
우정과 사랑에 대한 고뇌, 진로에 대한 고민, 자아와 정체성에 대한 혼란…. ‘선셋’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두 소년의 서툰 성장기를 푸켓을 배경으로 담은 청춘드라마다. 두 주연 배우의 섬세한 연기력과 감독 특유의 서정적인 연출로 중국, 홍콩,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방영을 추진 중이다.
태국 드라마가 생소한 국내에서도 상당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주연배우들의 얼굴이 종종 지하철 광고판에 실리기도 하고, 팬들이 카페 등을 대관해 주최하는 ‘주인공 없는’ 이벤트가 열리기도 한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웨이브에 따르면 최근 이 작품을 상영 시작한 지 2주 동안 1만명이 3000시간 동안 시청했다.
국제적 인기에 힘입어 이 작품은 지난 21일 열린 ‘서울드라마어워즈(SDA) 2021’의 초청작 부문에서 수상했다. 시상식을 위해 처음 내한한 주연배우 ‘떼’ 역할의 빌킨(푸티퐁 아사라타나쿨)과 ‘오에우’를 연기한 피피(크릿 암누야데콘)를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이날 만남에는 조연 쿤폴(퐁폴 판야밋·바스 분)과 드라마의 프로듀서인 송요스 수그마카나 나다오 방콕 대표도 함께 했다.
이들은 K콘텐츠의 열성팬이기도 하다. 빌킨은 좋아하는 작품으로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을 꼽았고, 한국 배우 중 공유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피피는 “저는 한국 문화에 깊이 빠진 지 오래됐다. 어린 시절부터 한국의 드라마와 음악을 접하면서 좋아했다”며 “한국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만의 수준이 있다. 다른 나라들이 표현해내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이런 열광적인 사랑을 보내주실지는 정말 예상치 못했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서 제 생일을 축하해주시며 이벤트를 마련해주신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드라마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에서 역으로 우리의 메시지를 이해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큰 감동을 받았고 기뻤습니다.”(빌킨)
“저는 자신감이 부족하고 수줍음이 많은 사람입니다. 이런 성공과 큰 사랑은 예상을 넘어 정말 꿈같은 일입니다. 한국 팬들이 주시는 사랑 덕분에 제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됐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된 것 같아 울컥하는 마음이 듭니다.”(피피)
“제 또래의 모습을 연기하면서 이 드라마와 함께 성장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놀라웠고 설렜는데 상까지 받게 됐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은 선물 같은 시간입니다. 인종에 관계 없이 작품을 좋아해주는 많은 분께 감사드립니다.”(쿤폴)
세 배우들은 고된 방한 일정에 다소 피곤한 기색을 보였지만 한국 팬들의 사랑을 이야기하자 화색이 돌았다. 이들은 팬미팅 등 한국 활동 여부가 송요스 대표에게 달렸다며 웃어보였다. 송요스 대표는 “아시아 전체 시장을 목표로 했지만 그중 한국과 일본은 벽이 높은 나라였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드라마가 방영되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계시고 있어 마지막 목표에 도달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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