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오늘.." 'AI 시대' 선언한 날, '통신망 불통' 체면 구긴 KT

[경향신문]

25일 오전 한때 KT의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로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 연합뉴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AI를 쓰는 시대를 열고자 한다.”

25일 오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구현모 KT 대표는 신규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소상공인용 AI콘택트센터(AICC) ‘AI통화비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같은날 전국의 KT 유·무선 인터넷망이 마비되면서, ‘탈통신’에 박차를 가하던 KT는 체면을 구겼다.

KT는 이날 고객에게 질문을 해 문맥을 파악하는 ‘AI 능동복합대화’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 ‘AI 통화비서’를 소개했다. 구 대표는 간담회 초반부에 영상으로 등장해 KT의 AI 사업 비전을 밝혔다.

구 대표는 “KT는 통신과 플랫폼을 통해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고, 많은 투자를 통해 AI 기술 역량을 굳건히 다져왔다”며 “24시간 고객 응대가 필요한 병원, 경찰서, 소방서 등을 포함해 언제 어디서나 AI를 통해 24시간 소통 가능한 ‘AI 통화비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이어 “고객센터를 따로 갖추기 힘든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24시간 고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골목 식당, 동네 미용실 등 소상공인들도 AI 비서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간담회가 끝나자마자 통신 마비에 따른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카드 결제 오류 등으로 소상공인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구 대표의 발언이 무색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오전 11시20분쯤 발생한 KT 통신 장애는 약 1시간25분만인 낮 12시45분쯤에야 복구가 완료됐다. 장애 원인에 대해 KT는 처음에는 ‘디도스 공격’이 원인이라고 설명했으나 2시간여 후 이를 정정하고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였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