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몰아낸 수단서 다시 쿠데타.. 총리 구금
알 바시르 독재 정권 퇴진 뒤 친미노선 걸어와
아프리카 수단에서 25일(현지 시각) 쿠데타가 발생해 암델라 함독 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구금 또는 체포됐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군 병력이 함독 총리의 관저를 급습했으며, 정부 각료 4명과 주권통치위원회 소속 민간인사 1명도 체포됐다. 함독 총리는 당초 가택 구금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워싱턴포스트는 군부 병력에 의해 어딘가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수단은 앞서 30년 가까이 철권 통치해오던 독재자 오마르 알 바시르 대통령이 2018년 12월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이은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다. 이후 2019년 7월부터 민간·군부가 함께 꾸린 과도정부가 수립됐으며 유엔 아프리카 경제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경제학자인 함독 총리가 행정 수반을 맡아왔다. 내년에는 총선을 통해 정식 민간 정부를 꾸릴 예정이다. 그러나 정식 민간정부 출범을 앞두고 과도정부 내 민간과 군부 진영간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군부는 과도정부 이후 국가에 대한 영향력 상실을 우려해왔고, 각 정당과 시민단체들은 군부의 관여를 알 바시르 시대로의 퇴행으로 인식하며 강력히 경계해왔다.
앞서 지난달 21일에도 바시르를 추종하는 군 병력이 탱크를 몰고 쿠데타를 벌이려다 진압됐고 주모자 여러 명이 체포됐다. 지난 주에는 수만명의 군중들이 수도 하르툼의 거리에서 반군부 시위를 벌였다.
이날 군 병력이 출동해 하르툼으로 향하는 길목을 막았고, 하르툼 국제공항은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도 장시간 접속장애를 겪었으며 TV에서는 정규 방송대신 애국심을 강조하는 음악이 흘러나왔다는 목격담도 잇따랐다. 함독 총리는 과도정부 각료들을 통해 국민들에게 평화롭게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고 BBC 등은 전했다.
아프리카에서 면적은 세번째로, 인구는 10번째로 많은 수단은 아랍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위치에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인구 대부분이 이슬람 수니파를 믿고 제1공용어는 아랍어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과거 알 바시르 통치 시절에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영향력이 강했고,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는 등 서방국가들의 경제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알 바시르 축출 후 들어선 과도정부는 지난해 미국 정부의 주선으로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는 등 친서방 노선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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