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사령탑 교체' LG, 안전에 사활.."로트 단위까지 추적"

김성은 기자 2021. 10. 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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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주)LG 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LG화학이 석유화학 사상 최대 매출 달성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사업의 GM 쉐보레 볼트 EV(전기차) 리콜 충당금 설정 탓에 실적 고공행진에서 주춤했다. 배터리 사업에서 대표이사 교체라는 초강수를 둔 LG화학 측은 품질 혁신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올려 놓겠다고 강조했다.
"리콜 이슈 대단히 송구···도약 위한 성장통 평가 받도록 안전성 개선할 것"
차동석 LG화학 재무최고책임자(CFO) 부사장은 25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자동차 배터리) 리콜 이슈에 대해 시장 우려가 매우 컸음을 알고 있다"며 "최근 리콜 조치에 대해 관련 회사들과 합의가 이뤄졌고 고객사와 긴밀 협조해 리콜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건을 비롯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몇 건의 리콜 이슈가 발생한 것에 대해 LG화학 경영진 일원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단 회사는 이러한 품질 이슈가 도약을 위한 성장통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품질 혁신 활동을 경영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보다 더 강력한 품질 강화 방안의 시행을 통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LG 측은 GM과 화재 위험이 제기된 전기차 리콜 관련 비용분담 합의가 순조롭게 종결,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7000억원씩 충당금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총 1조4000억원으로 충당금을 설정했고 최종 분담비율은 아직 확정 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이미 91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만큼, 3분기에는 6200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했다.

이날 차 부사장의 언급에서 알 수 있듯 리콜 관련 회사 측이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특히 같은 날, LG에너지솔루션은 새 대표이사에 권영수 LG 대표이사 부회장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최근 일단락된 리콜을 슬기롭게 마무리해 글로벌 1등 배터리 회사로 도약해야 하는 중차대한 미래경영 현안들을 앞둔 상황"이라며 "배터리 사업에 대한 경험과 사업 통찰력이 높고 고객과 투자자를 포함, 이해관계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줄 수 있으며 미래를 준비하며 현재 글로벌 사업 지위를 유지, 강화할 수 있는 경영능력 등을 감안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컨퍼런스콜에서도 리콜 관련한 후속 대응에 관심이 쏠렸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최근 생산 제품의 경우 안전성이 강화되고 개선된 공정이 적용돼 불량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낮췄고 품질을 고도화했으며 공정별 자동화로 불량 검출 가능성을 낮췄다"며 "혹시나 배터리로 인해 발생하는 안전 이슈는 반(半)제품 로트(Lot-조립의 세부단위) 단위까지 추적하고 강화된 BMS 적용을 통해 필드 불량품을 선별 가능 하도록 진단 기능을 고도화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대규모 리콜이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최근 절차를 재개한 IPO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완수한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석유화학 분기 최대 매출 달성···"지속성장 기업으로 도약할 것"

이날 LG화학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1.4% 늘어난 10조 6102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9.6% 줄어든 7266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 부문에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석유화학부문은 매출 5조 6301억원, 영업이익 1조869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과열된 전방산업의 수요가 일부 진정되며 수익성은 소폭 하락했으나, 공급 대비 제품 수요 강세가 지속되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4분기는 대산 나프타분해시설(NCC) 등 정기보수가 예정돼 있으나 중국 전력 제한 조치 및 석탄 가격 상승 등의 수급 영향으로 견조한 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소재부문은 매출 1조1582억원, 영업이익 491억원을 기록했다. 차량용 반도체 등 전방산업 수급 이슈에 따른 출하 물량 축소로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수익성이 감소했다.

4분기에도 IT소재 비수기 진입에 따른 계절성 영향 및 전방산업 수급 이슈 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본격 착수 예정인 분리막 사업 등 전지소재 중심의 사업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과학부문은 매출 1774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판매망 재정비 및 일부 생산라인 정기 점검 등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수익성이 하락했다.

4분기는 유셉트, 소아마비 백신 등 주요 제품의 공급 증가 및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인한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매출 4조274억원, 영업손실 3728억원을 기록했다.

전방산업 생산 차질에 따른 전기차 판매량 감소에도 전기차 및 IT용 원통형 전지의 견조한 수요로 양호한 영업 이익률을 달성했으나, GM 리콜 결정 따른 충당금이 추가 반영되며 적자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리콜 관련 충당금으로 6200억원을 설정했다. 즉, 충당금 일회성 비용을 제거하면 배터리에서 2472억원의 '흑자'를 냈던 셈이다.

4분기에는 전기차 판매량 회복과 IT용 수요 증가로 매출 성장이 전망되며, 품질 및 밸류 체인 역량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이 지속될 계획이다.

팜한농은 매출 1225억원, 영업손실 97억원을 기록했다. 원료가 상승에도 불구, 작물보호제 및 비료 출하 확대 등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 및 수익성이 개선됐다. 제품 포트폴리오 보강 및 해외시장 개척 등의 노력으로 연간 실적은 개선될 전망이다.

한편 차 부사장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견조한 이익 창출 능력을 이어가는 추세는 변함이 없다"며 "친환경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 사업 집중 육성, 전지소재 사업 추가 확대,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투자 등을 강화해 지속 성장하는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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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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