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한국건축문화대상-민간부문 본상] 미우관

이덕연 기자 2021. 10. 25. 17:1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름다운 친구들의 집'이란 의미의 연세대학교 미우관은 1972년 재미 동문들의 기부로 지어져 여학생 기숙사로 활용됐던 건물이다.

각자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 옛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은 미우관은 옛 흔적을 남기는 일을 설계의 중심에 뒀다.

설계자는 두 집단이 서로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소통할 수 있도록 진출입구를 따로 두되, 공용 공간에서 건물 이용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켜켜이 쌓여온 청춘의 기억을 되살리다
미우관 전경. 붉은 벽돌로 지어진 주변 건물과의 어우러짐을 위해 건물 외부를 어두운 주황빛이 도는 벽돌로 마감했다./ 사진작가=박영채
[서울경제]

‘아름다운 친구들의 집’이란 의미의 연세대학교 미우관은 1972년 재미 동문들의 기부로 지어져 여학생 기숙사로 활용됐던 건물이다. 이후에는 용도가 바뀌어 학생이 주축이 되는 대학언론사와 함께 주로 평생교육원이 자리잡았다.

이 곳에서 학내 언론을 책임지는 학생들이 마감을 위해 밤을 새우기도 했고, 40대 이상의 중년 학생들이 만학의 열정을 뿜어내기도 했다.

각자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 옛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은 미우관은 옛 흔적을 남기는 일을 설계의 중심에 뒀다. 동문의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미우관 부지에 조성된 벚꽃 동산을 온전히 보존했다. 건물 내부에서도 봄이면 하얀 빛, 여름이면 초록빛을 내뿜는 나무 군락지를 감상할 수 있도록 벚꽃 동산을 중심으로 라운지와 홀 등 공용 공간의 위치와 크기를 조절했다. 건물 배치 또한 옛 건물 모습을 참고해 추억과 현실 간의 이질감이 없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주변 환경과의 조화도 주요 과업으로 삼았다. 모두 붉은 벽돌로 지어진 어학원과 국제학사 등 주변 건물과의 어우러지기 위해 건물 외부는 어두운 주황빛이 도는 벽돌로 마감했다. 이를 통해 이화여대 후문 인근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연세대 주요 녹지 공간인 청송대까지 붉은 계열의 벽돌 건물이 주를 이루게 돼 지역 일대가 색채적 통일감을 갖추게 됐다. 건물 내부 로비 외벽은 유리로 마감해 수십 년 된 나무들이 자라는 주변 환경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고, 유리 색깔은 어둡게 마감해 건물 외관의 주를 이루는 벽돌들과의 조화를 고려했다.

추후 미우관에는 평생교육원과 한국어어학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두 기관의 주 학생층은 40대 이상의 일반인과 20대 초반 외국인으로 다르다. 설계자는 두 집단이 서로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소통할 수 있도록 진출입구를 따로 두되, 공용 공간에서 건물 이용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동선 또한 서로 두 학생 집단이 자연스레 교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신현보 심사위원은 “대학 캠퍼스는 많은 세대의 기억이 적층되어 가는 장소”라며 “새 건물은 과거의 기억을 지우는 대신 오히려 적극적으로 과거의 기억과 소통하려 노력했다”고 평했다.

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