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양쪽 다 했다" 황무성 사직 압박 녹취록 공개로 野 공세 고삐

최은지 기자,최동현 기자 2021. 10. 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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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공모지침서 보고받은 의혹 이어 황사장 압박 녹취록 공개돼
김기현 "이재명의 관우와 장비가 나선 것"..국힘, 27일 고발장 접수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사장이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검찰 참고인 신분 조사를 받기위해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1.10.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최동현 기자 =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현 이재명 캠프 총괄부실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구속 기소)의 압박으로 사퇴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자 국민의힘은 25일 이 후보(당시 성남시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를 직접 보고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황 사장 사퇴를 종용하는 녹취 파일까지 나오면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죄 혐의에 무게를 두며 '대장동 공세'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황 전 사장은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지난 2015년 3월 사퇴했고, 이후 유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대장동 사업 추진을 주도했다.

황 전 사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수익배분 방식을 놓고 유 전 본부장 등과 대립했던 인물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당시 이재명 시장과 정 정책실장, 유 본부장을 언급하며 황 사장의 사표 제출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공개한 황 전 사장 녹취록에 따르면 2015년 2월6일 유한기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 집무실을 찾아가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사장님이나 저나 뭔 빽(배경)이 있나. 유동규가 앉혀놓은 것 아닌가"라며 "(정진상 실장이) 두 마디 합니다. 여태 그걸 아직도, 솔직히 사장이 너무 순진하다"고 답답해하기도 했다.

황 전 사장이 "어쨌거나 내가 유동규를 한번 만날게"라고 말하자 유한기 전 본부장은 "아니 (사직서를) 주세요"라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이 "당신이 그렇게 할 경우는 아닌 거 같다"라고 말하자 유한기 전 본부장은 "공적 있고 들어온 사람도 1년 반, 1년이면 다 갔다"라며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것 아닌가 대신 시장님 얘기다. 왜 그렇게 모르시나"라고 압박했다.

황 전 사장이 "누가 (사직서) 제출을 얘기했나 당신 말이 왔다 갔다 한다 정(진상)이라고 했다가 유(동규)라고 했다가"라고 말하자 유한기 전 본부장은 "정도 그렇고 유도 그렇고 양쪽 다 했다"고 말했다.

또한 황 전 사장이 "당신이 엄청난 역할을 맡았구나. 보니까 정 실장이나 유동규가 직접 말은 못 하겠고"라고 하자 유한기 전 본부장은 "저한테 그 역할, 당신이 데려왔으면 당신이 그렇게 하기로 했고"라고 말했다.

이어 황 전 사장이 "내주에 내가 해줄게"라고 말하자 유한기 전 본부장은 "아니다. 오늘 해야 된다.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어느 누구 다 박살이 난다. 아주 꼴이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검찰은 전날(24일) 참고인 신분으로 황 전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황 전 사장은 "나중에 다 아시게 될 것이다. 나중에 다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조계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투자팀장으로 대장동 사업 설계를 주도한 정민용 변호사는 최근 대장동 사업 동업자들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이익을 확정한 내용의 공모지침서를 작성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직접 보고하러 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재명 발언 팩트체크'간담회에서 김은혜 의원이 유한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과 황무성 전 사장의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2021.10.2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 후보의 측근 그룹 정진상 정책실장과 유동규가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고를 일주일 앞두고 황 사장에게 중도사퇴를 강압한 녹취 파일이 공개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국감장에서 유동규가 중요한 인물이었다면 본부장이 아닌 사장을 시켰을 것"이라며 "유동규를 바로 사장 자리에 앉히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점에서 보면, 유동규를 본부장으로 일단 진입시키고 특정 민간인이 최대 폭리를 취하도록 하는 사악한 작업을 진행시키는 상황에서 황 사장이 거부하자 쫓아냈다고 보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관우와 장비가 나선 것"이라며 "화천대유에 수천억 애니 조단위 이익을 주려는 모의 끝에 당시 황무성 사장이 그 자리에 있으면 비밀이 누설되거나, 민간 초과이익 환수 규정 내용 삭제를 거부할 것이기 때문에 미리 쫓아내고 자기들 판을 만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당연히 직권남용·강요죄로 구속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재명 발언 팩트체크'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에 대한 Δ2014년 백현동 용도변경건 국토부 직권남용·협박 혐의 Δ초과이익환수 관련 허위증언 등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이번 주 수요일(27일) 오전 중에 접수할 것"이라며 "황무성 전 사장 사퇴 종용은 상당히 심각하다. 과거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비슷한 사안인데, 별도의 추가 사실관계를 정리해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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