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까지 후벼파는 험악해진 野 경선.."누가 돼도 후유증" 우려

박기범 기자 2021. 10. 25. 16: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홍준표 갈등 심화..여론조사 문항 신경전 고조
당내 "경선 후 당내 화합 가능할지 걱정" 우려 목소리
윤석열,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15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1.10.1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후보 간 비방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상대 후보는 물론 아내 등 가족마저 비판 대상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여기에 상대 후보의 실언을 담은 '막말 리스트'도 공개되고 있다.

경선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경선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내 갈등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 경선 이후 화합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우려를 전했다.

이같은 우려는 최근 각 후보가 간 설전이 위험수위에 이를 정도로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윤석열, 홍준표 후보 간 갈등은 연일 심화하고 있다.

홍 후보는 전날(24일) '윤석열 실언·망언 리스트'를 발표했다. 리스트에는 실언 논란을 일으킨 윤 후보의 발언 25건이 정리돼 있다.

'내 장모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는 지난 6월29일 윤 후보 발언을 두고 "요양병원 불법 개설 및 요양급여 부정수급으로 징역 3년 선고 법정 구속"이라고 문제를 지적하는 형식이다.

'이명박·박근혜 생각하면 마음 아파'(7월12일) 발언을 두고는 "두 전 대통령 구속의 일등공신"이라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이 외에도 '대구 민란' '주120시간 노동' 등 논란이 된 윤 후보 발언을 모두 끄집어냈다.

홍 후보 측은 "장모 비리, 부인·장모의 주가조작 가담 의혹, 성남 대장동 SPC 대출 비리 수사 은폐 의혹 등 온갖 규명되지 못한 의혹에 더해 윤 후보의 입 또한 본선에서 우리 당 지지율 하락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한 가득 안고 있다"고 윤 후보를 겨냥했다.

윤 후보 측은 홍 후보의 망언·막말 리스트 25건을 발표하고 반격에 나섰다.

여성비하 발언 논란을 낳은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 같지 않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2011년10월)를 비롯해, '대선후보로 나섰다가 부동산 투기 혐의를 받자 자진사퇴했다. 아직 설치 때가 아니다'(2021년 10월)고 윤희숙 전 의원을 겨냥했다 삭제한 최근 글까지 거론하며 홍 후보를 비판했다.

윤 후보 측은 '홍준표 의원의 막말은 거의 금메달감이다'는 언론 칼럼을 인용, "욕설은 이재명, 막말은 홍준표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라고 꼬집었다.

공격 대상에 가족도 포함됐다. 윤 후보는 홍 후보의 아내 이순삼씨가 후원회장을 맡은 것을 두고 "어떤 분은 가족이 후원회장도 맡는다"며 "선거가 원래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하는 데 제 처가 다른 후보 가족처럼 적극적이지 않아서 오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소환 대기중이어서 공식석상에 못 나오는 부인보다는 유명인사가 아닌 부인을 후원회장으로 두는 것이 아름다운 동행"이라며 "그걸 흠이라고 비방하는 모 후보의 입은 꼭 개 사과할 때하고 똑같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캠프 세 불리기를 두고도 거친 말을 주고 받았다.

전날 윤 후보 측은 김태호, 박진 의원 등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는데, 홍 의원은 이를 두고 "광역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 출신들을 대거 데려가면서 선대위에 뒤늦게 영입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냐"라며 "줄세우기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후보는 "답변할 가치가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전날까지 거친 공방을 주고 받은 두 사람의 갈등은 잠시 소강상태를 맞은 모습이다. 25일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어떤 메시지도 전달하지 않은 채 정책발표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 비판에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최대 현안인 여론조사 문항을 두고 양 측의 신경전은 고조되고 있어 언제든 설전이 재개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내달 1~4일 책임당원 투표(모바일·ARS), 3~4일 일반인 여론조사를 실시해 각각 50% 비율로 합산한 뒤 11월5일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여론조사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론조사 문항은 여전히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윤 후보 측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가상한 1대1 대결을 묻는 방안을, 홍 후보 측은 4명의 경선 후보 중 본선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묻는 방안을 각각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홍 후보는 여론조사 문항과 관련해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고, 윤 후보는 "중대결심을 하건 뭘 하건 각자 판단할 문제"라고 홍 후보를 겨냥했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의원은 "오늘 하루 서로를 향한 날선 공방은 멈췄지만 가장 큰 여론조사 문항을 두고 더 큰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pkb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