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내세운 온라인 명품 플랫폼..'파정 시비' 끊을까
[경향신문]
톱스타를 내세운 ‘명품 전문 플랫폼’이 주목을 받으면서 뭉칫돈이 투자금으로 몰리고 있다. 김혜수·김희애·주지훈·조인성 등 ‘톱스타’들을 내세운 업체들의 광고가 연달아 방송되면서 명품 플랫폼의 거래액이 늘고 업계 간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2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발란은 325억원 규모의 투자를 지난 21일 유치했다. 투자에는 신한캐피탈·KTB 네트워크·한국성장금융 등 대형 신규 투자사화 함께 기존 투자사 네이버·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캐치패션은 지난 8월 210억원을, 머스트잇은 5월 130억원을, 트렌비는 3월 2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백화점 모델로 나올법한 스타를 기용해 TV광고를 시작하자 거래액도 뛰었다. 업계 1위인 머스트잇은 배우 주지훈씨의 광고를 시작한 지난 8월20일 이후 한 달여만에 32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앱 다운로드수는 전년 대비 383% 늘고, 신규 가입 고객수도 66%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에 머스트잇은 사업 확장과 인력 충원을 위해 최근 압구정동으로 사옥을 확장 이전했다. 경쟁사 발란도 발란도 배우 김혜수씨를 모델로 기용한 10월 이후 주간 거래액이 1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
패션업계는 명품 플랫폼 성장 배경으로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 증가’와 ‘2030세대가 명품 구매의 큰 손으로 떠오른 점’ 등을 꼽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작년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15조원으로, 독일을 제치고 세계 7위로 올라섰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 세계 명품 매출이 19% 줄어든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이른바 ‘에루샤’로 불리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작년 한국에서 거둔 매출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자 ‘보복소비 심리’가 명품구매로 쏠리고, 2030의 플렉스(Flex·자기 과시형 소비) 문화 등이 명품 시장의 호황을 견인하고 있다.
온라인 명품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허위 광고 논란과 질 낮은 사후 서비스(AS) 등의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후발주자인 캐치패션은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등을 지난 8월 저작권 및 표시광고 위반 등을 이유로 형사고발한 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캐치패션 측은 “3사가 해외 명품 판매채널과 계약을 맺지 않고 상품 정보를 도용했다”고 주장했고, 3사는 “모두 계약을 맺었다”며 법적대응에 나섰다.
캐치패션이 판매 채널 계약 여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명품 플랫폼의 특수성 때문이이다. 명품 플랫폼은 ‘정품 보증 여부’가 핵심 경쟁력이다. 플랫폼에서 파는 명품 중 상당수는 병행상품으로, 쇼핑몰들은 모든 제품의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이를 감안해 플랫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가품 보상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명품을 실물로 보지도 못한 채 산다는 것에 적지 않은 불안감을 느낀다. A씨는 “온라인에서 사는 사람들도 명품 중고 시장이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발품을 팔며 ‘파워정품(파정·확실한 정품)’인지 여부에 대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AS와 백화점 회원 혜택, 리셀이나 재테크 등 향후 활용도 등을 감안하면 파정 여부가 불분명한 명품을 온라인에서 사는 건 아직 불안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명품 시장은 이제 막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한 곳으로 정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신뢰가 쌓이면 확대되는 명품 시장과 함께 같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플랫폼들이)자리를 잡는다면 백화점이 주도하는 초고가의 명품 시장과 온라인이 주도하는 준명품 시장으로 양분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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