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전세보증 반환보험' 깜깜이 규정변경..보름만에 적용 "실수요자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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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달 초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이 가입된다는 빌라 전세집을 계약했다. 5%의 계약금을 송금한 후 잔금은 11월에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이달 29일부터 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바뀌어 보험을 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험을 믿고 있었는데, 혹시라도 본인 전세금이 떼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

HUG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의 연립 다세대와 단독·다중·다가구 주택 가입 요건을 아무 예고 없이 이달 29일부터 바꾼다. A씨처럼 전세 계약을 이달 초나 지난달 맺고, 잔금 이후 전세보증금 반환보험에 가입하려던 실수요자들이 가입을 하지 못하는 피해가 예상된다.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서 연립 다세대와 단독·다중·다가구 주택의 경우 가입 요건은 ①해당세대의 등기부등본상 1년 이내의 최근 매매 거래가액 ②국토교통부장관이 공시하는 공동주택가격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 공시가격 확인 ③토지 공시지가와 건물 시가표준액을 합산해 전체 연면적 대비 해당세대 연면적 비율로 산출한 금액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산정기준은 순서대로 적용이 된다. HUG는 1번과 2번의 순번을 변경하기로 내부에서 규정을 바꾸었다. 그러나 이달 13일 순번을 변경하기로 결정하고, 보름 후인 29일부터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그야말로 '깜깜이' 규정 변경이다.

가입을 준비하고 있던 실수요자들은 이 같은 상황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29일부터 적용하기로 했지만, 사흘도 남지 않은 지금까지도 HUG 홈페이지에는 변경 규정이 공지돼 있지 않다.

1번과 2번이 바뀌면 1년 이내 매매거래가액 한도 내에서 가입할 수 있었던 전세보증 반환보험의 한도가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 시세로 적용된다. 최근 전세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아파트에서 빌라로 이동한 전세 수요자들이 보증보험을 들지 못하는 피해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도는 △전세보증금을 제때 못 받아서 이사를 가지 못할 것이 걱정되는 세입자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이 경매에 넘어가 전세보증금을 못받을까 걱정되는 세입자 △전세보증금 회수를 위한 법적조치를 스스로하는 것이 걱정되는 세입자를 위해 개설됐다.

HUG 관계자는 “이번 기준개선은 매매가격을 조정해 보증을 악용하는 사례를 예방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며 “개선 전 규정을 믿고 계약을 체결했던 보증수요자에 대한 보호 방안은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전세 계약을 했거나, 보증 신청을 한 사람들이 내부에서 바뀐 규정으로 인해 보증보험 가입을 못하는 피해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바뀐 규정이 적용되는데 사흘밖에 남지 않은 만큼 HUG에서 세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