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 수단 '군부 쿠데타'..총리 등 각료들 억류"

박하얀 기자 2021. 10. 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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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수단에서 25일(현지시간)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거리로 모인 시민들이 연기에 휩싸여 있다. 카르툼 | 로이터연합뉴스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압달라 함독 총리를 비롯한 민간인 각료들을 억류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5일 보도했다.

수단 정보부는 페이스북에 성명을 내고 압달라 함독 총리가 이날 새벽 신원미상의 군인들에게 붙잡혀 자택에 연금됐으며, 군사 쿠데타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밝혔다. 전 장관이자 총리 고문인 파이잘 모하메드 살리, 수단 군부와 야권이 참여하는 공동통치기구인 주권위원회의 대변인 모하메드 알 파키 술레이만 등 최소 5명이 구금돼 있다고 외신들이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쿠데타 배후는 현재까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보부는 ‘합동군’이 쿠데타를 실행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수도 하르툼으로 향하는 다리를 차단하고 인터넷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도시 전역에 군이 배치돼 민간인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으며, 하르툼 공항은 현재 폐쇄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수단은 1956년 영국과 이집트로부터 독립한 이후 안정적인 정치 체제를 정착시키지 못한 채 쿠데타에 휩싸여왔다. 1989년 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오마르 알바시르는 30년 독재를 이어갔고, 2019년 4월 그 역시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다. 이후 군부와 야권이 연합해 통치위원회를 구성했다. 과도정부는 완전한 민정 복귀를 목표로 한 작업을 주도하며 2024년 총선을 계획했지만, 각 정파 간의 분열 등으로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21일에도 알바시르 지지 세력이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정부군에 의해 진압됐고 관련자들은 체포됐다. 이달 16~17일에는 시민 수천명이 대통령궁 앞에 모여 군부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에게 쿠데타를 실행해 무능한 정부를 끌어내리라고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이집트·수단·에티오피아 지역의 특사인 제프리 펠트먼 전 유엔 사무차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과도정부를 군사적으로 장악했다는 보고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과도기를 강조한 헌법 선언과 수단 국민의 민주적 열망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적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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