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너무 순진, 이 세계 몰라"..집요했던 사퇴 압박 정황

정현우 2021. 10. 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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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시개발공사 (사진출처=뉴시스)

황무성 전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하는 40분간의 녹취록에는 "이 세계" "이쪽 상황"이라는 표현이 유독 자주 등장합니다.

그러면서 황 전 사장에게 너무 순진하다, 너무 모른다는 언급도 여러 차례 반복됩니다.

하급 직원이 사장에게 이런 표현을 쓴 건데요.

도대체 '이쪽 세계'는 어떤 걸 의미하는 걸까요.

이어서 정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한기 전 본부장은 황무성 전 사장을 찾아간 자리에서 황 사장이 특정 세력을 너무 모른다는 말을 이어갑니다.

그러면서 '거기'와 '이 세계', '그 사람들'을 언급합니다.

[유한기 / 전 개발사업본부장]
"거기는 그렇게 판단한다니까요. 사장님께서 보시는 것 하고 제가 보는 것 하고 거기선 늘 의견 차이 사장님이 늘 뭔가를 의견차이 잘못 판단하고 잘못 보고 하는 것을 제가 늘 느껴요. 여기 이 세계하고 그 사람들 그래서 제가 가운데서 힘들었던 거죠. 그래서 어느 순간에 아, 여기 가운데 넣어 줍니다, 알아서 해주십쇼, 이런 생각이 들었죠."

[황무성 / 전 사장]
"알았어. 내가 하여튼 내가 유동규를 만나서 뭐 담판을 짓든지 가부간에 한번 만나자고 할 필요가 있잖아."

[유한기 / 전 개발사업본부장]
"물건 주고 만나세요. 만나서 의미가 하나도 없다니까요."

유동규 전 본부장을 만나더라도 사직서를 내놓은 뒤 만나라는 겁니다.

이 세계와 그 사람들이 무얼 뜻하는지 황 전 사장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황무성 / 전 사장]
"정치권을 이야기하는지, 그쪽 걔가 이야기하는 지휘부 쪽인지 그런 이야기 아냐. 그쪽 라인이겠지. 유동규가 속해 있는… 다 그쪽이지."

유한기 전 본부장은 '이쪽 판단'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황무성 / 전 사장]
"그러니까 어 내가 알아서 해결할테니까."

[유한기 / 전 개발사업본부장]
"알아서 안 된다니까요."

[황무성 / 전 사장]
"그런데 당신 자꾸 그러니까 내가 환장하겠네"

[유한기 / 전 개발사업본부장]
"그게 아닙니다. 알아서 안됩니다. 알아서는 여태 제가 두달 있었지 않습니까. 알아서 안되지 않았습니까. 이제 저도 더 이상 못견딥니다. 이제는 이쪽 판단은 사장님보다 제가 더 오래 있었고 그래서 더 잘 압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은 상사이자 대표인 황 전 사장에게 순진하다는 표현까지 씁니다.

[유한기 / 전 개발사업본부장]
"너무 순진하세요. 너무 모르십니다. 이 겁나 너무 모르세요. (…) 근데 여기 상황이 이런 상황이."

[황무성 /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당신은 원망하거나 그런 건 안해. 당신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니까."

황 전 사장은 동부건설 대표이사 부사장, 한신공영 사장을 지낸 35년 경력의 건설 분야 전문가였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선 '순진한 저쪽 사람'에 불과했습니다.

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

정현우 기자 ed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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