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사생활로 낙마한 김선호의 빈자리를 채울 것인가('1박2일')

최영균 칼럼니스트 2021. 10. 25. 16: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선호 빠진 '1박2일', 이번에는 변화를 택할까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배우 김선호의 사생활 논란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듯하다. 낙태 종용 의혹 등 연인 관계와 이별 과정에서 김선호의 태도와 행동에 대한 문제제기를 전 여자 친구라고 밝힌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고 김선호가 그 주장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공식적으로 사과를 함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모양새로 일단락됐다.

이후 고정 멤버였던 KBS2 예능 <1박 2일>을 비롯해 차기작으로 거론되던 영화와 드라마 등 하차 소식이 줄줄이 들려오고 있다. 최근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큰 인기로 모델로도 상종가를 치고 있던 광고에서도 삭제되며 김선호 흔적이 지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관련된 영화, 광고 등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이지만 특히 <1박 2일>에게는 악몽같은 상황이다. <1박 2일>은 불행히도 사건사고가 거듭되는 프로그램에서 탈피하고자 안간힘을 써오던 와중에 또다시 김선호가 불명예스럽게 하차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1박 2일>은 김선호가 함께 시작한 현재의 시즌4에 앞서 정준영의 성추문과 차태현, 김준호의 내기 골프 파문으로 시즌3가 중단됐다. 이에 앞서 MC몽의 병역 기피 논란이나 이수근의 불법 도박 등 이어지는 논란으로 <1박 2일>은 몸살을 앓아왔다.

어찌 됐든 <1박 2일>은 김선호 하차의 파장을 최소화하고 다시 전열을 정비해 일요 인기 예능으로서의 지위를 지켜나가기 위해 애쓸 것이다. 이 시점에 궁금해지는 점은 제작진이 김선호의 대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다.

예능에서 고정 멤버가 하차한 경우 대체하지 않고 기존 멤버로만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1박 2일>은 최근 방송편에서도 그러했듯 멤버들끼리 편을 먹고 게임을 하는 일이 잦아 김선호가 빠진 후 남은 5명의 멤버로 그대로 갈 확률은 낮아 보인다.

멤버를 보강한다면 합류할 스타가 관심사겠지만 현재 예능 판도를 감안하고 따져보면 멤버의 성별에 더 큰 관심이 쏠리게 된다. 현 예능의 분위기는 오랜 세월 정답처럼 여겨졌던 '멤버 전원 남성' 포맷이 사라져가는 추세다.

<노는 언니>, <골 때리는 그녀들>, <식스센스>처럼 여성이 주인공들인 예능이 점점 더 일반화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멤버 전원이 남성인 예능들은 점점 스포츠 예능처럼 한정된 영역에서만 활성화돼 있고 가급적 혼성으로 구성되는 추세다.

전원 남성 멤버로 오래 사랑 받아왔던 국민예능급 프로그램들도 여성 멤버를 보강하는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라디오스타>는 신정환, 김희철, 조규현, 차태현 등이 이어갔던 막내 MC 자리를 안영미로 채웠다.

전원 남자 멤버였던 <무한도전>도 지금은 종영했지만 그 후신인 <놀면 뭐하니?>를 통해 양성 멤버 구성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놀면 뭐하니?>가 최근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하는 에피소드들인 '놀면 뭐하니?+'를 시도하면서 정준하, 하하와 함께 신봉선과 이미주를 합류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도 또 다른 국민예능인 <1박 2일>은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1박을 해야하는 포맷으로 인해 이성보다는 동성 멤버 구성이 운영에 효율적일 수 있고 종종 힘과 스피드가 필요한 게임에 있어 여성 멤버가 있으면 전력차가 커져 경쟁의 긴장감을 떨어트릴 수도 있기에 제작진의 선택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또 여성 멤버에게 적용하면 가혹하다는 느낌을 시청자가 받을 게임이나 벌칙 등이 재미의 주요 요소이기도 해 변화가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남녀 멤버로 구성돼 며칠을 함께 자고 돌아다니는 여행 예능은 활발히 만들어지고 있다.

여성들이 맛집 탐방이나 대화로 채우는 정적인 예능이 아닌, 격렬히 뛰고 부딪히는 스포츠 예능으로 <골 때리는 그녀들>처럼 인기 프로그램이 탄생되는 상황에서 <1박 2일>의 여성 멤버가 게임 때문에 불가능하기만 한 일은 아닌 듯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남성이 당하면 재미있고 여성이면 불편한, 벌칙에 대한 성별을 구분한 통념도 여성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념이 많이 바뀌면서 통용되지 못할 일은 아닌 상황이 된 듯하다. <1박2일>도 지난여름 슈퍼 히어로 특집에서 백지영, 김민경, 이미주가 출연해 남녀 혼성 멤버들이 게임을 벌였지만 다른 회차에 비해 특별히 방송 재미가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1박 2일>이 남성 멤버들만으로도 시청률이 잘 나오고 있고 <라디오스타>나 <놀면 뭐하니?>에 비해 좀 더 격한 게임 상황이 많은 포맷이라 제작진에게 여성 멤버 도입은 여전히 고려사항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전원 남성 멤버 예능을 지양하는 흐름은 거세지고 있다. 여성 멤버를 보강한 <라디오스타>나 <무한도전>(을 사실상 부활시킨 <놀면 뭐하니?+>)은 남성 멤버들만으로 회귀를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될 만큼 혼성 구성이 재미도 잘 뽑아내고 있다. <1박 2일>의 선택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KBS]

Copyright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