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히트' 이정후, 타격왕 굳히기?

박관규 2021. 10. 2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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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야구 천재와 베테랑 타자가 벌이는 타격왕 경쟁이 30일 막을 내리는 정규리그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전반기 4할 타율을 넘나들었던 KT 강백호(22)가 주춤한 후반기 키움 이정후(23)와 롯데 전준우(35)가 가세하면서 대접전 양상이 됐다.

강백호가 주춤한 사이 이정후가 따라붙었다.

또 타수(447타수)가 강백호(497타수), 전준우(534타수)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당일 성적에 따라 타율 변동 폭이 크다는 점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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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1위 이정후, 단타·2루타·3루타·홈런 진기록
이, 타율 0.352→ 0.358, 
3위 전준우, 1안타 추가
키움 이정후가 21일 잠실 LG전에서 안타를 친 뒤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두 야구 천재와 베테랑 타자가 벌이는 타격왕 경쟁이 30일 막을 내리는 정규리그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전반기 4할 타율을 넘나들었던 KT 강백호(22)가 주춤한 후반기 키움 이정후(23)와 롯데 전준우(35)가 가세하면서 대접전 양상이 됐다. 25일 이정후가 안타 4개를 몰아치며 2위 강백호의 차이를 8리로 벌렸다.

이정후는 이날 한화전에서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 모두 친 것)를 기록했다. KBO리그 통산 29번째이자 생애 첫 기록이다. 3번 중견수로 출전한 이정후는 4타루 4안타 1홈런 6타점 1득점 1볼넷 맹활약을 펼친 끝에, 타율을 0.352에서 0.358로 끌어올렸다.

경기가 없었던 2위 강백호(0.350)와 이날 LG전에 대타로 출전해 1안타를 만든 3위 전준우(0.346)와 격차가 벌어졌다.

이날 경기 전만 해도 역대 가장 뜨거운 타격왕 레이스를 벌였던 1990년과 비슷한 행보였다. 당시 해태 한대화, 빙그레 이강돈, LG 노찬엽이 경쟁을 벌였는데 할푼리모까지 같아 결국 소수점 아래 다섯째 자리인 ‘사’까지 따진 끝에 한대화의 승리로 끝났다.

KT 강백호가 20일 광주 KIA전에서 4회 초에 선투타자로 나가 2루타를 때리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올 시즌 전반기만 하더라도 강백호의 타격왕 등극이 무난해 보였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부진 이후 다섯 차례나 무안타 경기를 한 8월 타율이 0.318에 그쳤고, 9월에는 올 시즌 처음으로 2할대(0.250)까지 떨어졌다. 그는 마음을 비우고 타격폼 변화 등을 준 끝에 이달 들어 타격감을 회복하는 모양새다.

강백호가 주춤한 사이 이정후가 따라붙었다. 7월(0.391)부터 8월(0.429), 9월(0.433)까지 물오른 타격감으로 고공비행했다. 이정후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왔다. 이달 16일 삼성전부터 20일 LG전까지 5경기(18타수)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여름부터 그를 괴롭혔던 옆구리 근막통증이 재발한 것이다.

롯데 전준우가 15일 부산 LG전 5회 말 무사 1ㆍ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전준우의 스퍼트는 가장 폭발적이다. 8월까지 타율 0.309였으나 가을 들어 거침없는 페이스를 보이더니 9월(0.417)과 10월(0.403)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현재 타율은 2018년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0.342)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최다안타는 185개로 2위 강백호(174개)를 여유 있게 앞서 사실상 타이틀을 확정했다.

3명 타자 모두 이번 주 경기가 남아 있어, 누가 유리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다만 일정상 28일 NC와 더블헤더를 치러야 하는 강백호가 체력적으로 부담이 클 수는 있다. 강백호는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코리안시리즈 직행을 하려면 남은 경기가 중요하다. 타격왕을 의식하기보다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결과도 좋게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이날 4안타를 추가하며 안정권에 들었지만, 강팀인 두산, 삼성, KT와 경기를 남겨둔 점이 불리하다. 또 타수(447타수)가 강백호(497타수), 전준우(534타수)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당일 성적에 따라 타율 변동 폭이 크다는 점도 변수다. 전준우는 사실상 팀이 5강에서 멀어져 남은 경기 래리 서튼 감독의 지원 속에 막판 역전 타격왕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전준우는 “띠동갑인 천재형 타자와 경쟁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대등한 위치에 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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