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은 유엔이 인정한 유일한 합법 대표"..유엔 가입 50주년 맞아 대만·미국 겨냥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2021. 10. 25. 16: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5일 유엔 가입 50주년을 맞아 중국이 유엔에서 인정한 유일한 합법 대표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엔 등 국제기구에 참여하려는 대만의 움직임을 견제하고 국제사회를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다자주의 실천을 강조하며, 동맹을 규합해 자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유엔 합법지위 회복 50주년 기념회의’ 연설에서 “50년 전 오늘 유엔총회 결의 2758호로 유엔에서 중국의 모든 권리 회복이 결정됐고,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대표는 유엔에서의 유일한 중국 합법 대표로 인정됐다”며 “이는 중국 인민의 승리이자 세계 각국 인민의 승리”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유엔에서 합법적 지위를 회복한 것은 세계와 유엔에 일대 사건이었다”며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표해 유엔 총회 결의 2758호의 모든 제안국과 지지국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1971년 10월25일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2758호 결의에 따라 ‘유일한 중국 대표’ 자격으로 유엔에 가입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도 확보했다. 반면 유엔 창립 당시 회원국으로 참여한 대만은 당시 결의로 인해 회원국 지위를 상실했다. 중국이 합법지위 회복이라고 표현하는 유엔 가입 50주년을 맞아 시 주석이 유일한 대표성을 강조한 것은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 속에서 유엔 등 국제기구 복귀를 노리는 대만과 이를 지원하려는 미국 등의 움직임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유엔 가입 50주년을 앞두고 미국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대만과 함께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하는 화상 포럼을 열어 대만의 유엔 참여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시 주석은 이날 “모든 형태의 패권주의와 강권정치, 일방주의, 보호주의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유엔의 권위와 지위를 단호히 지키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을 추진을 위해서는 강력한 유엔이 필요하고, 각국은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체제와 국제법에 기초한 국제질서,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에 기초한 국제관계 기본준칙을 수호해야 한다”며 “국제규정은 유엔 193개 회원국이 공동으로 만드는 것이지 개별 국가와 국가집단이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동맹을 규합해 자국을 견제하고 압박하려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그동안에도 줄곧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Quad)와 오커스(AUKUS) 등 대중국 견제 성격의 안보협의체를 소그룹에 비유하며 진정한 다자주의 실천을 강조해왔다. 시 주석은 지난달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한 나라의 성공이 다른 한 나라의 필연적인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그룹과 제로섬 게임을 지양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